전 세계 암호화폐 시가총액 3위인 엑스알피(XRP·옛 리플)를 발행하는 리플이 스테이블코인(stablecoins·법화나 자산과의 교환 비율을 고정한 암호화폐) 시장 공략을 정조준하고 있다. 리플은 2024년 12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RLUSD를 출시했고, RLUSD는 7월 중순 기준 시가총액이 5억달러(약 6955억원)를 돌파했다. RLUSD는 출시 약 7개월 만에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 8위가 됐다.

리플은 7월 2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통화감독청(OCC)에 은행업 인가를 신청했다. RLUSD는 이미 뉴욕금융서비스국(NYDFS) 당국의 감독을 받고 있는데, OCC를 통한 연방 감독을 추가로 받아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월 18일 서명한 지니어스법(GENIUS Act·미 스테이블코인 혁신법)은 허가되지 않은 발행인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데, 리플은 규제 요건을 선제적으로 준수함으로써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라훌 아드바니(Rahul Advani) 리플 아·태 지역 정책 총괄은 최근 인터뷰에서 “스테이블코인은 18조9000억달러(약 2경6288조원) 규모의 토큰화된 자산 시장이 구동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급성장하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RLUSD는 규제 우선 접근 방식을 통해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리플과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지난 4월 공동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채나 부동산, 미술품 등 유·무형 실물 자산이 점차 블록체인 기반으로 토큰화되며 관련 시장이 현재 6000억달러(약 835조원) 규모에서 2033년 18조9000억달러로 연평균 53% 성장할 전망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라훌 아드바니 리플 아·태 지역 정책 총괄 - 싱가포르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 정책학 석사 /사진 리플

리플이 스테이블코인에 주목하는 이유는.

“스테이블코인은 법화의 신뢰·친숙함, 블록체인 기술의 속도·효율성을 결합했다. 전통적인 금융과 디지털 자산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며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암호화폐로 떠올랐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현재 2600억달러(약 361조6340억원) 규모를 넘어섰으며, 현실 세계에서 유용성을 증명하며 새로운 적용의 물결(wave of adoption)을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국제결제, 국제 송금, 대출, 탈중앙 금융(DeFi) 등 분야에서 기업이 RLUSD를 비롯한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기존 통화 시스템이 제한된 시간만 운영되는 것과 달리, 스테이블코인은 24시간 내내 국경을 넘나들며 즉각적으로 움직인다. 스테이블코인은 현대적이며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형태의 화폐로서, 금융의 미래를 근본적으로 재편할 것이다. 앞으로 규제가 명확해짐에 따라 스테이블코인과 블록체인 기술은 금융의 미래를 주도하고, 효율성을 높이고, 진입 장벽을 낮추고, 18조9000억달러 규모의 토큰화된 자산 시장이 구동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스테이블코인의 장점은.

“스테이블코인은 국제결제 분야에서 전통 시스템보다 더 효율적이라는 걸 이미 증명했다. 전통적인 국제결제는 며칠이 걸리고 상당한 수수료가 발생하지만, 스테이블코인은 몇 초 안에 결제가 이뤄지고, 수수료가 훨씬 적다. 이는 단지 개념이 아니라 실제 고객이 이용 중인 사례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의 BKK포렉스(BKK Forex)와 아이센드(iSend)는 국제 송금 절차에 RLUSD를 활용하고 있다. 현재 리플은 RLUSD와 XRP를 기업용 결제 솔루션에 채택하고 있는데, 이 솔루션은 90개 이상의 시장에 적용할 수 있다. 거의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다. 스테이블코인은 특히 아시아 같은 무역 중심 지역에서 채택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스테이블코인은 원자재나 국채 같은 실물 자산의 효율적인 토큰화를 가능하게 한다. 대출 및 기타 금융 상품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담보로 사용되어, 실시간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게끔 한다. 아울러 스테이블코인을 스마트 계약과 통합하면 미리 설정된 조건에 따라 결제를 자동화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에스크로(결제 대금 예치) 서비스, 자동화된 재무 관리 분야에서 새로운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상품이 배송되면 결제가 자동으로 완료되거나, 정해진 날짜에 자동으로 정기 결제가 이뤄지도록 하는 방식이다.”

RLUSD의 차별점은.

“다른 스테이블코인이 주로 소매용으로 구축된 것과 달리, RLUSD는 고액 금융거래에 맞춰 설계되었다. 리플은 경력 10년 이상의 블록체인 솔루션의 선두 주자로서, 기관급 스테이블코인 결제의 새로운 표준을 설정하고자 했다. 기관이 즉시 국제결제 및 국제 송금 절차를 완료하고, 유동성에 접근하며, 원자재·증권·국채 같은 실물 자산을 위한 담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 우리는 스테이블코인 채택의 원동력이 유용성이라고 믿는다.

따라서 RLUSD는 유용성, 보안성, 투명성에 중점을 둔다. RLUSD는 NYDFS 인가를 받은 몇 안 되는 스테이블코인 중 하나다. 규제 준수와 투명성 측면에서 세계적으로 높은 기준을 충족한다고 인정받는다. RLUSD는 미국 달러 예치금, 미국 채권, 기타 현금성 자산으로 100% 담보되며, 해당 준비금은 제삼자 회계 법인의 감사를 받는다. 리플은 매월증명 자료도 발행한다. 이는 투명성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신념에서 비롯된 것이다.리플은 RLUSD 보유자를 더 강력하게 보호하기 위해 ‘내셔널 트러스트 뱅크(national trust bank·자산 보관과 결제 처리는 가능하지만, 예금과 대출은 불가능한 은행)’ 인가를 신청했다. 인가를 마치면 RLUSD는 주(州)와 연방 감독을 모두 받게 된다. 또한 리플은 중앙은행에 직접 준비금을 예치할 수 있도록 하는 ‘연방준비제도 마스터(Federal Reserve master) 계좌’도 별도로 신청했다. 가능한한 가장 높은 보안과 통제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다. 급성장하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RLUSD는 규제 우선 접근 방식을 통해 부각되고 있다.”

한국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달러와 달리 용처가 제한적이라는 반론이 만만찮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현재 글로벌 시장을 지배하고 있지만, 지역 통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역시 자국 내 디지털 경제에서 혁신을 촉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국 내 결제 시스템의 현대화, 웹 3.0(블록체인 이용 탈중앙화 웹 서비스) 및 디지털 자산에 참여하는 자국 사용자를 위한 규제 마련, 효율성 증대, 무역에서 새로운 기회 창출 등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핵심 요소를 조언한다면.

“우선 발행사가 고품질 유동자산을 확보하도록 해야 한다. 현금 또는 정부 단기채권 같은 고품질 유동자산으로 준비금을 마련해, 스테이블코인이 자산과 일대일로 완전히 보장되도록 해야 한다. 두 번째는 파산 보호 구조다. 보유자를 보호하기 위해, 준비금은 법적으로 발행자와 분리되어야 한다. 세 번째는 명확한 상환 권한이다. 보유자는 효율적인 절차와 강력한 법적 지원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을 언제든지 화폐로 가치를 상환받을 수 있어야 한다.

네 번째는 강력한 규제 감독이다.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 같은 당국에 의해 시행되는 명확한 규제 체계가 기관 및 대중의 신뢰를 구축하는 데 필수적이다. 다섯 번째는 투명성 및 감사다. 준비금 보유에 대한 정기적인 공개 인증과 독립적인 감사는 시장 신뢰를 구축하는 핵심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