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해운사 HMM(옛 현대상선)이 약 2조2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소각에 나선다. 전체 발행 주식의 8%에 해당하는 대규모다. 2016년 공적 자금을 투입하며 이 회사 대주주가 된 산업은행, 한국해양진흥공사도 이번에 보유 지분을 팔아 공적 자금을 회수할 전망이다.

HMM 컨테이너선./HMM

HMM은 14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2조1432억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한 뒤 소각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주당 매입 단가는 2만6200원, 매입 물량은 8180만1526주다. 목적은 ‘주주 환원을 통한 주주 가치 제고’다. 이사회 결의 후 30일 안에 공개 매수 청약을 받고 50일 이내에 소각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HMM이 올 초 발표한 ‘1년 내 2조5000억원 이상 주주 환원 계획’의 일환이지만, 산은 등으로선 공적 자금 회수 방안이다. HMM의 1·2대 주주인 산은(36.0%)과 해양진흥공사(35.7%)는 각각 최대 1조원 가까이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한편으론 정부 지분을 덜어내 민영화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된다. HMM은 코로나 팬데믹 시기 호황으로 연간 수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리며 보유 현금이 늘어난 덕분에 자사주 매입이 가능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