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 업계 1·2위 업체인 LS전선과 대한전선을 각각 보유한 LS그룹과 호반그룹이 갈등을 벌이는 가운데, 하림그룹 계열사 팬오션이 LS그룹 지주사인 LS 주식을 매입했다. 하림은 호반과 우호적인 관계여서 호반의 우군으로 나서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팬오션은 지난 5월 16일 LS 주식 7만6184주(지분율 0.24%)를 122억7900만원에 매입했다. 주당 매입가는 16만1175원으로, 13일 종가(17만원) 기준 6억7200만원의 평가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팬오션은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호반그룹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지분을 취득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팬오션 지분 54.72%를 보유한 하림은 호반과 대표적인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2023년 하림그룹이 국내 최대 선사 HMM 인수를 추진할 때 호반그룹이 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LS전선과 대한전선은 버스덕트 조인트 관련 특허를 놓고 5년 8개월간 법적 분쟁을 벌였다. 소송은 2019년 LS전선이 대한전선을 상대로 버스덕트 조인트 기술을 탈취해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소를 제기하며 시작됐다. 버스덕트는 건축물에 전기 에너지를 전달하는 배전 수단이며, 조인트는 버스덕트를 연결하는 부품이다.
올해 4월 LS전선이 승소했고, 두 회사 모두 상고하지 않아 2심 판결이 확정됐다. 2심 재판부는 대한전선이 LS전선의 특허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하고 15억1628만원을 배상하라고 했다.
패소한 호반그룹은 LS그룹 지주사 LS 지분을 사들였고, 현재 3% 이상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법상 발행 주식 총수의 3% 이상을 가진 주주는 임시 주주총회 소집이 가능하고 회계장부 열람권, 주주 제안권 등을 행사할 수 있다.
LS그룹은 호반그룹의 지분 매입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면서도 최대 주주 일가 총합 지분율이 32.10%라 경영권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라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호반의 LS 지분 매수세가 잠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LS그룹은 한진그룹을 우군으로 확보한 상태다. 한진그룹 역시 대한항공 모회사인 한진칼 경영권을 두고 호반그룹과 갈등을 겪고 있다. 호반그룹은 한진칼 지분을 18.46%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