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뉴스1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후 이어진 국제 제재로 대(對)러시아 수출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가운데, 수출 중단 기업 10곳 중 8곳은 러시아 시장 재진출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곳 중 6곳은 러시아 수출 중단 후 대체 시장을 찾지 못했다고 했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러 교역구조 변화와 향후 수출 전략’ 보고서를 12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수출을 중단한 경험이 있는 우리 기업 79.2%는 러시아 재진출에 긍정적 의향을 보였다. 수출 재개를 희망하는 이유로는 ‘러시아 시장 회복 가능성’(1위)과 ‘기존 바이어의 요청 또는 관계 유지’(2위)가 꼽혔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민경

러시아 수출을 중단한 기업 중 ‘대체 시장’을 발굴해 러시아 외 다른 국가에 진출한 비율은 37.2%에 그쳤다. 연구원은 러시아 대체 시장 확보가 어려운 이유로 ▲신규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 ▲자사 제품의 러시아 특화 구조 ▲대체 시장 관련 부족 등 중소기업의 구조적 한계를 들었다.

수출 중단 기업 절반 이상(51.8%)은 러시아 시장의 회복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러시아가 다시 유효한 전략 시장이 될 것이라고 봤다. 다만 ▲결제 및 환율 리스크 ▲물류 및 운송 환경 ▲지정학적 불안정성 등을 수출 재개의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

업계는 정부에 ‘제재 관련 정보 제공’ ‘금융 및 수출보험 지원’ ‘물류·통관 지원’ 등의 실질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설문은 지난 5월 29일부터 6월 9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진행됐고, 총 528사가 응답했다.

러시아 수출은 지난해 45억3000만달러(약 6조3000억원)로, 정점을 찍었던 2021년(100억달러) 대비 절반 이하로 줄었다. 러시아에 수출하는 우리 기업 수도 같은 기간 4003사에서 1861사로 대폭 감소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사회 제재가 강화되면서, 러시아에 대한 상황 허가 수출 통제 품목 수가 올 6월까지 1431개로 늘어난 영향이다.

유서경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전후 복원 수요와 인접 시장과의 연계 가능성을 감안하면 러시아는 놓쳐서는 안 될 시장”이라며 “복원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한 교역 재개 로드맵을 수립하는 한편, 민관의 전략적 역할 분담과 협력 체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