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와 금융당국이 가계 대출 조이기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이달 들어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이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2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이달 7일 기준 760조884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31일 기준 758조9734억원에서 일주일만에 1조9111억원 늘었다.
이 기간동안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은 5796억원, 신용대출 잔액은 약 1조 693억 늘었다. 최근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기조 하에 주담대뿐만 아니라 전세 관련 대출 등을 한꺼번에 줄이고 있는데, 대출자들의 수요가 신용대출로 쏠린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 6월 27일 시행된 대출 규제로 한동안 위축됐던 수요가 회복세를 보인 데다, 여름 휴가철 등 요인이 겹치면서 단기적으로 신용대출 잔액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월 27일 수도권에서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이 주담대를 받을 땐 최대 대출액을 6억원으로 제한하고, 대출 받아 집을 사면 6개월 이내에 실입주를 해야 하는 등 강도 높은 주택 대출 규제 정책을 내놨다. 이런 ‘6·27 대출 규제 대책’에 더해 가계부채 관리 기조가 강해지자, 최근 은행들은 대출 기준을 까다롭게 바꾸고 있다.
예컨대, IBK기업은행은 지난 4일부터 대출 모집인을 통한 주택 대출과 전세 대출 추가 접수를 전면 중단했다. 하나은행도 5일부터 대출 모집인을 통한 9월 지급분 주택·전세 대출 신규 신청을 더 이상 받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