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미 관세 협상 상황은 이제 막 수술이 끝난 환자다. 수술은 잘 마쳤지만, 진짜 목적인 건강 회복까진 남은 길이 멀다.”

4일 오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대미 통상 전략 라운드 테이블 회의’가 열린 가운데, 산업계가 김 장관에게 이 같은 의견을 전달하며 지원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정부가 상호 및 차·부품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내리기로 합의했지만, 실제 산업계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0%였던 관세가 15%로 올라 부담이 커진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특히 김 장관의 모두 발언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도 이런 우려가 이어졌다. 회의에는 자동차, 반도체, 철강 등 업종별 협회와 대한상의, 한국무역협회, 산업연구원 등 경제단체와 국책연구원 관계자가 참여했다. 산업연구원의 경우, 이번 합의로 수출 감소 충격이 3분의 1 정도 완화되고, 타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조건이 됐다고 긍정 평가하면서도 자동차 관세의 경우 멕시코보다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미 수출 30% 이상을 차지하는 차·부품 품목 관세는 한미 FTA로 무관세에서 15%로 올랐다. 반면 한미 FTA와 달리 미국·멕시코·캐나다 3국 간의 무역 협정(USMCA) 효력은 유지되면서 미국·유럽·일본 업체들이 멕시코에서 생산한 차의 대미 관세는 실질적으로 8%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철강 관세(50%)가 유지된 데 대한 우려도 컸다. 철강 업계가 중국 업체의 저가·물량 공세에 시달리고 있는 데다, 철강이 일부 포함된 ‘일반 기계’ 등에도 관세가 붙기 때문이다. 중소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는 분야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이날 오후 김 장관을 처음으로 만나 “(관세) 협상이 마무리된 것으로 보기에는 아직 조급한 면이 있다”며 “디테일을 조금 더 갖추고, 새로운 산업 환경을 조성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장관은 “관세 영향을 분석하고 지원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