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대미 통상 전략 라운드 테이블'이 산업통상자원부 주최로 열린 가운데 김정관 장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 8. 4/ 조인원 기자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4일 한미 관세 합의 성과에 대해 “최악의 상황을 막아내고 단기적 수출 불확실성을 해소했다”고 평가하며 “(관세의)향후 우리 수출 및 업종에 대한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수출 애로 해소, 대체 시장 진출, 세제·자금 지원 등 지원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대미 통상 전략 라운드 테이블’ 회의를 열어 “우리 수출의 19%를 차지하는 미국 시장에서 주요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경쟁 조건을 확보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조선, 철강, 바이오 등 업종별 협회와 대한상의,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제연구원, 중견기업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단체, 산업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의 관계자들이 참석해, 협상 결과를 공유하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달 30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 장관,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등은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상호 관세 및 자동차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는 데 합의했다. 대신 조선 및 전략산업에 투자하는 총 3500억달러 규모 투자 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김 장관은 모두 발언을 통해 1500억달러 규모의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및 2000억달러 규모 투자 패키지를 통해 “반도체, 배터리, 에너지, 바이오 전략 산업 분야에서 한미 산업 협력을 강화하고 우리 기업들에 새로운 진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합의 후 적용되는)15% 관세는 미국 현지 기업에 비해 (높다)”며 “대미 수출 기업, 특히 중소기업들의 수익성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한다”고 했다. 또 자동차 관세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마지막까지 자동차 관세 12.5%와 철강 관세 완화에 대해 이야기했으나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며 “아쉽게 생각한다”고 했다.

김 장관의 말대로 관세 협상으로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자동차 관세가 일본·유럽(12.5%)에 비해 2.5% 높은 15%로 합의되면서 사실상 그간 우리가 누려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무관세 혜택이 백지화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우리 자동차 기업들이 내세우던 ‘가성비’ 경쟁력 등에 타격이 예상된다. 또 농산물 검역 속도 개선 등 추후 ‘비관세 장벽 완화’ 요청이 계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장관은 “글로벌 통상 환경은 시장·기술을 무기로 자국 우선주의가 경쟁적으로 확산되는 ‘뉴 노멀’의 시대”라며 “어떠한 외풍이 닥쳐도 흔들리지 않도록 우리 산업의 근원적 경쟁력을 높여 나갈 수 있는 ‘산업 경쟁력 확보 전략’도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