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연합(EU)이 27일(현지 시각) 관세 협상을 타결했다. EU도 일본처럼 상호 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모두 15%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대미 주요 자동차 수출국 중 한국만 관세 협상을 타결하지 못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26일 영국 스코틀랜드로 가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추가 협상을 진행했다. 김 장관은 앞서 뉴욕 2차 협상 때 러트닉 장관에게 ‘매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로 명명한 수십조원 규모 조선(造船) 협력 계획을 제시했다.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란 뜻이다. 28일엔 김동관 한화 부회장도 대미 협상 측면 지원을 위해 긴급 방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우상호 정무수석은 농산물 개방, 국방비 증액, 미국산 무기 구매 등이 “협상 목록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 시각)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협상이 진행 중인) 나머지 국가들에 대한 관세는 15~20% 범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회담한 뒤 “미국산 에너지 7500억달러(약 1030조원) 구매, 대미 투자 6000억달러(약 820조원) 방안을 담은 무역협정 틀에 합의했다”며 “EU 수입품에 일괄적으로 1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EU는 연 2500억달러씩, 향후 3년간 미국산 에너지를 구매한다는 방침이다.

양측은 ‘전략적 품목’에 대한 상호 무관세에도 합의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모든 항공기 및 관련 부품과 특정 화학 제품, 특정 복제약, 반도체 장비, 특정 농산물 및 천연자원과 핵심 원자재가 (상호 무관세) 적용 대상”이라고 했다. 다만 의약품 관세는 ’15%로 인하됐다‘는 EU와 ’추후 별도 관세를 부과한다’는 미국의 말이 엇갈렸다. 철강·알루미늄 관세(50%)도 미국은 “유지할 것”이라고 했지만 EU는 “쿼터제 도입”으로 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