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면담을 갖고, 한미 관세협상 진전과 산업 분야 협력 강화방안을 논의하고 있다./산업통상자원부 제공

미국을 방문 중인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24일(현지 시각) 미국 러트닉 상무장관을 만나 약 80분간 통상 협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2+2 통상 협의’가 무산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방미가 취소된 상황에서, 김 장관은 현재 미국에 머무르고 있는 우리 정부 관계자 중 최고위급이다.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이뤄진 양국 장관급 협의에서 김 장관은 ‘제조업 분야 협력 강화’를 카드로 꺼낸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 반도체, 배터리 등 전략 제조업 분야에서 한미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소개하고, 미 측에 이를 감안해 자동차와 같은 품목별 관세와 상호관세 완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하게 요청했다는 것이다. 산업부는 “김 장관과 러트닉 장관이 상호관세 부과 유예 시한인 8월 1일 이전 상호 호혜적 타결 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조속한 시일 내 추가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앞서 김 장관은 23일 오후 2시 30분에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과 만나 양국 간 청정에너지와 에너지 안보 강화 등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김 장관은 라이트 장관 측에 “8월 말 부산에서 열리는 에너지 수퍼위크에 참석해달라”고도 요청했다. 한편, 여 본부장은 같은 날 케이 아이비 앨라배마 주지사를 화상 면담하고 우리 기업의 대미 투자 기여를 강조했다.

김정관(왼쪽)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24~25일 사이에 김 장관은 더그 버검 국가에너지위원장(내무장관)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슨 그리어 USTR(무역대표부) 대표와 그레그 에벗 텍사스 주지사 등과 개별 면담할 예정이다.

한편 러트닉 장관은 이날 김 장관을 필두로 한 한국 방미단을 만나기 직전 미 CNBC와 인터뷰를 갖고 “한국이 일본과의 협정을 읽었을 때 욕설(expletives)이 터져나오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러트닉 장관은 ‘미국에도 공장을 갖고 있는 한국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자동차) 제품, 엔진, 부품을 수입해도 관세를 낸다’며 “한국 제조업체는 미국에서 많은 차량을 생산하지만 해외에서 많은 것을 수입한다. (이런 품목들이) 관세에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