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의 한 송전탑./뉴스1

한국전력이 2028년까지 5년간 배전망 확충에 약 10조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한다. 한전이 배전망에 대한 장기 투자 계획을 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한전은 오는 25일 열리는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위원회에 ‘제1차 장기 배전 계획’을 보고하고, 다음 주중 약 10조원에 이르는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발전소에서 만든 대용량 전기를 먼 지역으로 보내는 게 송전망이고, 송전망에서 받은 전기를 공장·가정·상가 등 각 사용자에게 보내는 통로가 배전망이다. 우리나라의 전력망은 현재 영남이나 호남권의 대형 발전소에서 수도권 등 대규모 수요처로 전기를 보내는 구조다. 하지만 장거리 송전망 구축이 늦어지면서 이런 구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송전망 구축에 앞서 배전망을 강화해, 지역에서 생산되는 전기를 주변으로 효율적으로 공급하는 이른바 ‘지산지소’(지역생산 지역소비) 형태의 분산 에너지 체계를 우선 강화하는 쪽으로 투자하려는 것이다. 대형 발전소가 아니라 지역의 재생에너지 설비나 소규모 발전 시설에서 나오는 전기를 배전망을 통해 주변의 일반 가구나 기업 등에 더 효과적으로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태양광 설비 등이 늘면서 지역의 분산 에너지 설비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여서 배전망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들이 많았다. 실제 산업부가 지난 4월까지 6개월에 걸쳐 전국 173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국에 설치되는 분산 에너지 설비가 지난해 25.5GW에서 2028년 36.6GW로 4년 새 44%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다만, 재생에너지 발전이 증가하고 공사비와 인건비가 오르면 ‘5년간 약 10조원’은 배전망을 확충하기엔 부족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에너지 분야 교수는 “공사비가 늘고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가 높아지면 배전망 구축에 15년간 최대 50조원이 소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