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이 미국 현지 조선소인 ‘한화필리십야드(필리 조선소)’와 협업을 통해 미국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건조에 나선다.
한화오션은 22일 계열사인 한화필리십야드로부터 3480억원 규모의 LNG운반선 1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하고 추가 1척에 대한 옵션 계약도 함께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한화그룹의 조선, 해운 계열사 사이 3자 협력 방식이다. 한화오션의 해운 계열사인 한화해운이 미국 한화필리십야드에 LNG 운반선을 발주했고, 한화필리십야드가 미국 조선소로서 계약을 체결한 뒤 한화오션에 하청 형태로 건조 계약을 맺는 구조다.
핵심은 미국에서 운항할 수 있는 선박을 한국 조선소와 협력해 두 조선소의 ‘공동 건조’ 모델로 만든다는 것이다. LNG 운반선 건조의 상당 부분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중심으로 이뤄진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한화필리십야드는 미국 해양경비대(USCG)의 미국 법령과 해양 안전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인증 작업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미국 선박으로 등록해야 할 경우 USCG의 기준 충족과 인증 작업이 필수적인데, 실제 미국에서 선박을 건조한 경험이 풍부한 한화필리십야드가 이를 주도하는 것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한화필리십야드는 미국에서 존스법(Jones Act) 대상 대형 상업용 선박의 절반 이상을 건조해 온 중추적인 조선소”라며 “이번 프로젝트는 LNG 운반선이라는 고난도 선박 분야로의 확장을 통해 한화필리십야드의 기술적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동시에, 한화오션의 글로벌 기술력을 미국 조선업에 접목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건조 계약은 1970년대 후반 이후 약 50년 만에 미국 조선소에 발주된 수출형 LNG 운반선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 연방정부가 2029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할 예정인 미국산 LNG 운반선을 활용한 미국산 LNG 수출 운송 의무화 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협업으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