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국의 대미(對美) 자동차 수출액은 지난해 6월보다 감소했으며, 4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였다. 그러나 전체 자동차 수출액은 도리어 늘어나 6월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미국발 관세 충격을 극복하기 위한 수출 시장 다각화 효과에다, 하이브리드·전기차 등 고가 친환경차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 6월 한국 자동차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63억40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역대 6월 수출액 중 최대 실적이다. 미국의 자동차 관세(25%) 부과 여파로 감소하던 수출액이 두 달 만에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한국 최대 자동차 수출 시장인 미국의 경우 수출액이 작년 6월보다 16.0% 감소한 26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트럼프 행정부가 자동차 관세 25% 방침을 발표한 지난 3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했다. 반면 미국 외 지역으로의 수출이 크게 늘었다. 친환경차 수요가 높은 유럽연합(EU)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6% 늘어난 7억7000만달러를 기록했고, 중고차 수요가 높은 아시아 수출도 35.6% 늘어난 6억2000만달러에 달했다.
6월 수출된 친환경차는 총 7만5706대로, 작년보다 23.1% 증가했다. 친환경차 중 전기차 수출도 지난달 21.4% 늘어난 2만2325대를 기록했다. 캐즘(수요 부진)에 시달리는 전기차 수출이 작년보다 증가한 건 2024년 1월 이후 17개월 만이다.
지난 5월 초부터 대미 관세 25%가 적용 중인 자동차 부품 수출액도 전년 동월 대비 2.5% 증가한 18억달러로 집계됐다. 특히 대미 수출액이 6억8000만달러로, 작년보다 6.3% 늘었다. 전달인 5월에는 관세 쇼크로 8.3% 감소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차 부품은 공급 업체를 단기간 내 바꿀 수 없는 데다, 현지 차 생산량도 크게 줄지 않아 수출이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지난달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15만5843대로, 작년보다 5.8% 늘었다. 친환경차가 전년 동기 대비 36.1% 증가한 7만2660대로 나타났다. 특히 전기차 판매량이 2만307대로, 14개월 만에 2만대를 돌파한 지난 5월에 이어 2만대를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