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목표로 삼은 잠재성장률 3% 달성을 위해서는 매년 75조원 이상의 추가 투자가 필요하며, 이를 조달하기 위해서는 대기업 사내펀드와 상장형 벤처펀드 등 민간을 통한 자금 조달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잠재성장률이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한 나라가 달성할 수 있는 최대 경제성장률이다. 한국은행이 추산하는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2% 정도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일 개최한 ‘글로벌 자본 경쟁 시대의 민간 자금 조달 활성화 방안’ 세미나에서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잠재성장률 3%를 달성하려면 자본 투입의 성장 기여도가 최소 1.5% 이상 유지돼야 한다”며 “이는 매년 전년 대비 75조원 이상씩 추가 자본 투자를 늘려야 가능한 수준”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부의 재정 부담을 고려하면 이 같은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황 연구원은 이 문제를 풀 대안으로 기업형 벤처캐피털(CVC·Corporate Venture Capital) 활성화와 상장형 민간 벤처 펀드(BDC) 도입을 제안했다. CVC는 대기업이 직접 만든 사내 벤처 투자 회사, BDC는 개미 투자자도 비상장 스타트업이나 벤처에 손쉽게 간접 투자할 수 있는 펀드다. CVC의 경우 해외 투자를 전체 자산의 20%까지만 허용하고 부채 비율도 200%로 제한하는 등의 규제가 많아 활성화가 더딘데 이런 규제를 풀어주자는 것이다. BDC 도입은 이번 정부가 대선 공약으로 발표한 내용이기도 하다.
이날 세미나에 참여한 주진열 부산대 교수도 “반도체 공장 한 곳을 짓는 데 10조~20조원이 들고, 구글은 소형모듈원자로(SMR) 7기 건설에 7조~21조원을 투자하는 등 민간 투자 규모와 경쟁 강도가 격화되고 있다”며 “초대규모 자본 조달 경쟁 속 기업 생존을 위해 산업과 금융 간의 상호 투자를 확대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그는 “정부 보조금조차 없는 우리나라는 과도한 규제가 첨단산업 성장의 발목을 잡아 글로벌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여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