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마운자로 등 비만 치료제 부작용이 일부 환자들에게 잇따르면서 오남용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국 보건 당국은 최근 위고비를 비롯한 GLP-1 유사체 계열 비만 치료제를 투약한 뒤 급성 췌장염을 호소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조사에 착수했다. 영국에서는 비만 치료제 부작용으로 급성 췌장염을 겪었다는 신고가 수백 건에 이르렀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급성 췌장염은 췌장에 갑작스럽게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복부 통증, 메스꺼움, 발열 등 증상을 동반한다. 심각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위고비를 출시한 노보 노디스크, 마운자로를 내놓은 일라이 릴리 등 비만 치료제 회사들은 설명 자료를 내고 “제품 설명서에 췌장염 위험이 명시돼 있고, 기존 췌장염 병력이 있는 환자는 복용 전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의 안내문에는 “드물게 췌장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다.

국내에서도 위고비 부작용 사례가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올해 3월 총 143건의 위고비 관련 이상 사례가 보고됐다. 구역(속 울렁거림)이 총 29건으로 가장 많았고, 구토(22건), 설사(15건), 두통(13건)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10~12월에 49건이었던 부작용 신고가 올해 1~3월에는 94건으로 급증했다. 의료계에서는 위고비 처방이 증가하면서 부작용 사례도 많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백종헌 의원은 “지난해 10월 위고비의 국내 출시 이후 지속적으로 부작용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비만 치료제의 이상 사례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