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 보호를 명분으로 하는 ‘상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임박한 가운데 1일 주요 그룹 지주사들의 주가가 일제히 올랐다. 전날 더불어민주당에 이어 그간 반대 입장을 밝혀온 국민의힘까지 상법 개정안에 대해 ‘전향적 검토’ 입장을 밝히면서, 대표적 수혜주로 꼽혔던 지주사에 투자금이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HS효성의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29.93% 급등한 것을 비롯해 한화(15.38%), SK(9.54%), 롯데지주(8.45%), LS(7.11%), 코오롱(5.11%), GS(4.50%) 등 주요 그룹의 지주사 주가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HS효성은 그간 ‘지주사 테마주’ 중 하나로 꼽혀왔던 데다, 최근 들어 배당 여력이 커졌다는 증권가 분석까지 나오면서 이날 상한가로 직행했다.

그간 지주사는 그룹의 최상위 지배 회사라는 특성상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높아 대주주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시장 평가를 받아왔다. 이 때문에 주식시장에서도 저평가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이 같은 상황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지주사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해석된다.

지주사들의 주가는 올 들어 새 정부의 주주 친화적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계속 우상향해왔다. 실제로 한화는 올 초 2만7050원(1월 2일)이었던 주가가 현재 10만8800원(1일 종가 기준)으로 4배가 됐다. 코오롱 역시 같은 기간 주가가 5만원대로 오르면서 약 3.8배가 됐다.

기업들은 주가가 오르자 겉으로는 ‘기업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고 있다’는 반응이지만, 동시에 이에 걸맞은 주주 환원 정책을 내놔야 한다는 압박 역시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3일 본회의에서 상법개정안 처리를 추진하고 있다. 상법개정안은 이사의 충실 의무를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는 것을 비롯해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 주주와 특수관계인의 합산 지분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소위 ‘3%룰’, 전자 주주총회 및 집중 투표제 의무화, 독립 이사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