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등 친환경차 판매량이 내연기관차를 처음으로 앞질렀지만, 차량용 휘발유 소비는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차량 중 휘발유차 비율이 아직도 거의 50%에 이르는 데다 휘발유를 넣는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그래픽=이진영

26일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지난달 차량용 휘발유 소비는 전년 대비 1.9% 늘어난 804만배럴로 역대 5월 중 최고를 기록했다. 연간으로도 지난해 9369만배럴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차량용 휘발유 수요가 꺾이지 않는 배경엔 순수 전기차와 디젤차 수요를 대체하며 인기를 더해가는 하이브리드차(전기 모터+휘발유 엔진)의 급성장이 있다. 26일 카이즈유자동차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에서 등록된 하이브리드차는 4만35대로, 작년 5월보다 38% 늘었다. 하이브리드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현대차그룹과 KG모빌리티 등 자동차 제조사들도 하이브리드 차량 라인업을 기존 세단 위주에서 SUV로 확대하고, 소형 엔진이 배터리를 자체 충전하는 EREV(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 같은 신차종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연평균 60%씩 늘어나던 전기차 판매량이 지난해 17% 증가에 그치는 등 ‘전기차 캐즘’ 속에 하이브리드의 인기는 더 커지는 모양새다.

반면 차량용 경유는 2021년(1억4148만배럴)을 정점으로 해마다 하락세를 지속하며 휘발유에 추격을 허용하고 있다. 지금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수년 내 휘발유가 경유를 역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때 ‘가성비’ 차량으로 각광을 받았던 디젤차가 시장에서 입지를 잃으면서 경유 소비도 급감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등록된 신차 중 디젤차는 전체의 6.7% 수준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