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이 올해 호황을 이어가고 있지만 중국의 맹추격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복합적인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도전에 나서고 있다. 특히 조선 업계는 최근 10년 가까이 이어진 불황을 통해 ‘영원한 호황은 없다’는 뼈아픈 교훈을 얻었다. 단순한 물량 경쟁을 넘어 기술 격차 확보를 통한 질적 성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HD현대는 ‘오션 트랜스포메이션(Ocean Transformation)’을 비전으로 해양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중국 조선소들이 국가 차원의 지원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급성장하는 가운데, HD현대는 탈탄소 환경 규제 강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LNG, 메탄올, 암모니아 등 친환경 선박 기술을 선도하며 향후 3년 이상의 안정적 일감을 확보했다. 특히 SMR(소형 모듈 원자로) 추진 선박, 수소 연료전지 등 미래 원천 기술 확보를 통해 초격차 경쟁력을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HD현대는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 압도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 4월 세계 최대 규모인 2만2000㎥급 액화이산화탄소(LCO2) 운반선을 진수해 기존 7500㎥급을 대형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 선박은 액화이산화탄소뿐만 아니라 액화석유가스(LPG), 암모니아 등 다양한 액화가스 운송이 가능해 탄소 포집·운반 수요 확대에 완벽히 대응할 수 있다. 또 세계 최초로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수주해 2023년 AP몰러 머스크에 인도하며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기도 했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으로는 최초로 선실을 선수에 배치해 화물 적재 효율성과 운항 가시성을 동시에 높인 신개념 설계로 큰 화제를 모았다. 미래 기술로는 SMR 추진선 개발에 나섰다. 지난 2월 미국 휴스턴에서 소형 모듈 원전 기술을 적용한 1만5000TEU급 원자력 추진 컨테이너선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HD현대는 AI(인공지능) 기반 자율 운항 기술과 스마트 조선소 구축으로 제조업 디지털 전환에 나서고 있다. 올해 1월 AI 기반 최적 항로 설루션 ‘오션와이즈’를 국내 해운사 선박에 최초 적용했다. 빅데이터와 AI 알고리즘으로 최적 항로를 제시해 연료 소모량과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
자율 운항 전문 회사 아비커스는 대형 선박용 자율 운항 설루션 ‘하이나스 컨트롤’을 올해 최대 30척에 적용할 계획이다. IMO 선박 자율 운항 기준 2단계에 해당하는 선원 승선 상태 원격 제어 설루션을 업계 최초로 상용화했으며, 세계 2위 해운사 머스크와 탈탄소 선박 관련 업무 협약을 체결해 글로벌 협력을 강화했다.
미래 조선소 구축을 위해 팔란티어와 협력해 2030년까지 ‘FOS(Future of Shipyard)’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데이터, 가상·증강 현실, 자동화, 인공지능 등 첨단 디지털 기술이 집약된 지능형 자율 운영 조선소가 완성되면 생산성 30% 향상과 선박 건조 기간 30% 단축이라는 혁신적 성과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방산 시장 진출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5월 ‘마덱스 2025’에서 수출형 호위함과 미래형 전투함을 선보이며 포르투갈 해군, 이탈리아 레오나르도, 프랑스 탈레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HD현대중공업은 국내 최신예 이지스함 기본 설계를 주관한 유일한 조선사로 지금까지 함정 106척 중 18척을 수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