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삼양 들어간 뒤로, 라면 판다고 바쁜 건 알겠는데….”
“몇 번 말해! 라면 만드는 그 회사 아니라고.”
젊은 커플이 옥신각신 다투는 내용의 45초짜리 광고 영상<사진>을 만든 곳은 라면 회사 ‘삼양식품’이 아닌 ‘삼양그룹’이다. 최근 ‘불닭볶음면’ 덕분에 삼양식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이름이 비슷한 삼양그룹을 라면 회사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아지자 자존심이 상하는 걸 무릅쓰고 이런 광고를 만든 것이다.
최근 이 같은 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한 삼양그룹은 “동명이사(同名異社)와의 혼동을 해소하기 위해 드라마 형식의 영상을 만든 것”이라고 17일 밝혔다. 영상은 유튜브에 올라온 지 일주일 만에 조회 수 140만건을 넘어섰다.
올해 창업 101주년을 맞은 삼양그룹은 1950년대 재계 최상위권을 차지했던 기업이다. 호남 최고 재벌인 삼양사가 만든 ‘삼양설탕’은 국내 설탕 시장을 휩쓸며, 명절 선물로도 큰 인기를 끌었다. 현재 삼양은 재계 70위권으로 ‘큐원’이란 브랜드로 설탕, 밀가루, 상쾌환 등 내놓는 식품 사업을 하면서 화학, 의약바이오 분야도 키우고 있다.
하지만 최근 ‘불닭볶음면’의 인기로 삼양그룹과 삼양식품을 헷갈리는 사람이 늘기 시작하자 이런 광고까지 만들게 된 것이다. 사명의 한자(三養)까지 같은 삼양식품은 1961년 창업했다. 삼양그룹의 삼양은 ‘분수를 지켜 복(福)을 기르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기(氣)를 기르며, 비용을 절약해 재(財)를 기른다’는 뜻이고, 삼양식품의 삼양은 ‘천·지·인’과 풍부한 영양을 공급한다는 뜻이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엔 삼양그룹의 인지도가 훨씬 높아 삼양식품이 ‘서로 다른 회사’라고 먼저 밝힐 정도였는데, 이제는 정반대의 광고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양그룹 임직원들은 회사 외부인들을 만나면 ‘라면 잘 팔려서 좋겠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고 한다. 심지어 채용 자기소개서에 “저는 삼양라면을 즐겨 먹고 자랐고…”와 같은 식으로 쓰는 지원자들까지 속속 나오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101년 역사의 기업이 제대로 알려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