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최근 연례 행사인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철저한 자기반성을 바탕으로 경영 기본기에 집중해 신뢰를 회복하고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일종의 반성문을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주어가 모두 ‘SK 경영진’을 내세워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및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20여 명 등이 지난 13~14일 경기도 이천 SKMS(SK Management System) 연구소에서 올해 정례 경영전략회의를 열었다고 15일 밝혔습니다.
이날 SK그룹은 “SK 경영진은 급변하는 세계 정세와 최근 사이버 침해 사고 등 위기 상황을 공유하고 고객과 사회에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는 경영의 본질로 돌아가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면서 “SK 경영진은 운영의 기본과 원칙을 소홀히 하는 것이 위기의 근본 원인이라 진단하고 고객 신뢰는 SK그룹이 존재하는 이유인 만큼 본질을 다시 살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고 했습니다.
이 행사는 매년 8월과 10월 각각 열리는 이천포럼, CEO세미나 등과 더불어 SK그룹 주요 인사들이 모두 참석하는 핵심 모임 중 하나입니다. SK그룹은 경영전략회의 이후 최고 경영진의 메시지 등을 공개해 왔는데, 이번엔 회장이나 수석 부회장, 수펙스 의장 등 누구도 드러내지 않은 채 ‘SK경영진’만 앞세웠습니다. 작년엔 최태원 회장이 ‘미국에서는 AI(인공지능) 말고는 할 얘기가 없다고 할 정도로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고 한 것이나 최창원 의장이 ‘컴플라이언스(준법) 등 기본과 원칙을 철저히 준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공개했습니다. 2022년, 2023년도 비슷했지만 올해 발표에는 누구의 이름도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재계에선 강도 높은 리밸런싱(사업 재조정)을 진행 중인 SK그룹이 최근 SK텔레콤 해킹 사고나 지난달 말 SK이노베이션 CEO 교체 등이 겹친 여파란 해석이 많습니다. 특정인이 아니라 주요 경영진 모두가 책임이 있다는 걸 강조하는 차원이라는 것입니다. SK그룹이 모두의 책임이란 생각으로 사상 최대급이란 위기의 파도를 제대로 헤쳐갈지 많은 이가 주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