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작업자가 웨이퍼 원판 위 회로를 만드는 데 쓰이는 기판인 포토마스크를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미국이 수입한 반도체, 스마트폰 등 첨단 기술 제품에서 한국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2014~2024년) 새 1.7%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친 것이다. 반도체, 스마트폰 등 첨단 제품의 생산 기지가 밀집한 동남아에서 미국이 직접 수입하는 물량이 늘어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글로벌 첨단 기술 제품 공급망 구조 변화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 첨단 기술 제품 수입 시장에서 한국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2.25%에서 1.73%p 늘어난 3.98%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아세안이 9.5%p, 유럽연합(EU)이 7%p 늘며 20%를 웃돌았고. 대만도 7.9%p 늘며 10%대에 올라선 것과 대비되는 흐름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옥웅기 무협 수석연구원은 “우리 경쟁력이 강한 반도체도 한국산보다 동남아 공장에서 후공정이나 위탁 생산 등을 거쳐 수입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첨단 기술 제품 수입 시장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46.4%에서 16.3%로 30.1%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트럼프 1기 행정부가 들어서며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강화되면서 반도체 공장이 밀집한 아세안과 대만으로 수입처가 넓어진 여파로 분석된다. 전통적으로 바이오가 강한 EU는 코로나 이후 의약품 수출이 늘어나며 지난해 미국의 첨단 기술 제품 수입 시장에서 1위(23%)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