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독일의 상업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전문 제조업체인 테스볼트와 ESS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전기차·배터리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기술력을 높인 ESS 제품으로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삼성SDI는 독일의 상업용 ESS 전문 제조사 테스볼트(Tesvolt)와 ESS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ESS는 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하는 시스템으로, 불규칙하게 전기가 생산되는 태양광이나 풍력발전에서 필수 설비다. 북미·유럽 등에서 ESS 수요가 꾸준해 2028년까지 전력망을 중심으로 연평균 20% 이상 성장이 전망된다.

지난 5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유럽 2025'에서 삼성SDI와 테스볼트 관계자가 기념사진을 촬영한 모습. 왼쪽부터 삼성SDI ESS영업그룹장 김현욱 상무, 테스볼트 CTO 지몬 샨더르트(Simon Schandert), 테스볼트 CEO 다니엘 한네만(Daniel Hannemann), 삼성SDI 유럽법인 이종석 상무./삼성SDI

2014년 설립된 테스볼트는 유럽 상업용 ESS 시장의 주요 업체로, 지난해 독일 남서부 라인란트팔츠주에 구축될 ESS 시설에 대한 공급 계약을 확보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삼성SDI는 이달 말까지 자사의 일체형 배터리 제품인 ‘SBB(Samsung Battery Box)’를 테스볼트에 공급한다. 삼성SDI의 SBB는 20피트 크기의 컨테이너 박스에 배터리 셀과 모듈, 랙 등을 설치한 제품으로, 전력망에 연결만 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데다 안전성을 높인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테스볼트는 여기에 전력변환장치(PCS)와 사이버 보안 시스템 등을 결합한 자체 ESS 설루션을 생산, 설치할 예정이다. 특히 두 회사는 추후 ESS 사업 수주를 위한 공동 프로모션 등 협력을 확대, 강화하기로 했다.

삼성SDI는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의 수요 감소에 대응해 ESS 시장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안전성과 고에너지 밀도가 강점인 SBB의 제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올해 계획된 ESS용 배터리 생산 능력(Capa)의 90%에 달하는 수주를 이미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2017년부터 테스볼트에 ESS용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고, 이번 SBB 공급을 계기로 협력이 더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 유럽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