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은 28일 부산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마덱스)’에서 글로벌 방산 기업 레오나르도(이탈리아), 탈레스(프랑스) 등과 잇따라 글로벌 시장 공략용 함정을 공동 개발하는 기술 동맹 발표를 했다. 29일에는 포르투갈 해군과 소형 잠수함도 함께 개발하기로 하는 내용의 업무 협약(MOU)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 간 크고 작은 협업 사례도 잇따랐다. SNT다이내믹스는 이번 마덱스에서 LIG넥스원과 공동으로 상륙작전용 소형 전술 차량에 실을 수 있는 120㎜ 자주 박격포와 무인 수상정용 20㎜ 원격 사격 시스템 등 해양 특화 무기를 선보였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마덱스에서 항공기 개발 기술을 함정, 시뮬레이터 등 다양한 영역에 확장한다며 여러 기업과 손을 잡았다. HD현대중공업, LIG넥스원과 ‘다목적 무인 전력 모함’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산엔지니어링과도 고속 상륙정 개발과 통합감시제어장치(CAMS) 국산화 등을 협력해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번 마덱스에서 여러 방산 동맹이 생겨난 것은 최근 활기를 띠고 있는 글로벌 방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동의 잇따른 무력 충돌,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 등으로 세계 방산 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각국에 자체적인 국방비 증액을 요구하고 있어 유럽연합은 지난 3월 2030년까지 군사력을 대폭 강화하는 ‘유럽 재무장(ReARM Europe Plan)’ 정책도 발표했다. 향후 5년간 8000억유로(약 1243조원) 이상을 투입해 EU 회원국의 무기 보유를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이런 변화 가운데 각국에서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자 기업들이 동맹을 통해 차별화에 나서는 것이다. 몸집을 키워 ‘규모의 경제’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또 자국 방위 산업을 보호하려는 국가가 늘고 있어 현지 파트너를 확보해 그 나라 시장을 공략하는 일도 중요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라이벌’ 관계인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약 60조원 규모 캐나다 잠수함 사업을 따내기 위해 지난 3월 공동으로 입찰에 참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