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이 연 220만t(톤) 규모 국내 최대 철근 생산 공장인 인천 공장 가동을 약 한 달간 중단한다고 26일 밝혔다. 이 공장은 동국제강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핵심 거점으로, 가동을 완전히 중단하는 것은 이번이 창사 이래 처음이다. 국내외 경기 침체와 중국산 저가 제품의 공습 등으로 긴축과 구조 조정에 나선 국내 철강업계의 한 단면이다. 동국제강뿐만 아니라 앞서 포스코, 현대제철 등 다른 철강 대기업들도 앞서 일부 공장 가동을 중단하거나 감산(減産)에 들어갔다.

이날 동국제강은 공시를 내고 “오는 7월 22일부터 8월 14일까지 인천공장의 압연공장과 제강공장 가동을 모두 중단할 예정”이라고 했다. 인천공장에서 생산하는 철근은 대부분 국내 건설 현장에 공급되는데, 2년 이상 건설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공급 과잉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인천공장을 포함한 주요 공장의 가동률을 50~60%로 낮춰왔는데, 이 문제가 해소되지 않자 결국 공장 ‘셧다운’을 결정한 것이다. 동국제강은 “특히 여름에는 산업용 전기료 할증이 붙는 등 원가 부담까지 커진 상황”이라며 “계속 생산을 이어가 출혈 경쟁을 하면 업계 공멸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고 했다. 회사는 이번 조치로 약 20만t의 철근 공급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상황에 따라 가동 중단 기간을 늘리는 것도 검토한다.

국내외 경기 침체, 중국산과의 가격 경쟁 등으로 철강업계 전반적인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3월부터 미국 수출 물량에는 25% 관세까지 붙어 불확실성도 커졌다. 이런 상황 속에서 현대제철의 경우 이미 지난 4월 한 달간 인천 공장 가동을 중단한 적이 있다. 주요 공장 가동률도 평상시보다 낮춘 상태다. 포스코는 작년 7월 포항의 1제강공장을, 작년 11월엔 1선재공장을 잇따라 폐쇄했다. 중국 스테인리스강 생산 법인 매각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