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이 대형 원전 4기 규모 건설 자금을 투입하며 ‘탈(脫)탈원전’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1980년 탈원전을 선언했던 스웨덴은 2022년 원전 확대 방침을 밝히며 ‘탈탈원전’으로 돌아섰고, 이번에는 신규 원전 건설을 위한 자금 지원법까지 통과시키며 원전 확대를 본격화하는 것이다. AI(인공지능) 확산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발(發) 에너지 위기 속에 전체 전력 수요의 약 70%를 재생에너지로 만드는 스웨덴도 값싸고 안정적이며, 무탄소 에너지원인 원전을 선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크로아티아도 SMR(소형 모듈 원전)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탈원전을 고수하던 독일이 이달 들어 원전을 재생에너지와 같은 ‘친환경·저탄소’ 에너지로 인정하기로 알려진 데 이어 유럽연합(EU) 내에서 원전 확대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스웨덴 남서 해안에 있는 링할스(Ringhals) 원전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22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스웨덴 의회는 21일(현지 시각) 신규 원전 건설 사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법안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스웨덴 정부는 총 5GW(기가와트) 규모의 대형 원전 4기 또는 같은 용량의 SMR을 지을 수 있게 됐다. 지원 자금은 3000억~6000억크로나(약 43조~86조원)로 알려졌다. 에바 부슈 스웨덴 에너지 장관은 이날 X(엑스·옛 트위터)에 “안정적이고 가격 경쟁력 있는 탈(脫)화석연료 전기가 필요하다”며 “균형 잡힌 원전 자금 조달과 견고한 기저 부하 전력을 향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밝혔다.

스웨덴과 같이 EU 회원국인 크로아티아도 이날 SMR 건설 방침을 밝혔다. 크로아티아는 슬로베니아와 크르슈코 원전을 공동 소유·운영하고 있지만, 자국 내에는 원전이 없다. 안테 수신야르 경제부 장관은 크로아티아 라디오 텔레비전(HRT)에 출연해 “앞으로 슬로베니아 크르슈코 원전 확장을 검토하고, 크로아티아 내 SMR 건설을 추진하며 원자력 강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로아티아는 최근 들어 헝가리 등 인접국에서 전기 수입이 급증하면서 신규 발전소 건설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