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을 계열사로 둔 한진그룹의 지주사 한진칼 주가가 14일 이틀 연속 상한가(전날보다 주가 약 30% 상승)를 기록했다. 지난 12일 한진칼 2대 주주인 호반그룹이 한진칼 지분을 종전 17.44%에서 18.46%로 늘렸다고 공시하면서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커진 여파다.
호반그룹은 이날 “단순 투자 목적의 지분 매입”이라는 입장을 유지했고, 한진그룹도 공식적인 움직임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이번 지분 매입으로 호반그룹(18.46%)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20.13%) 지분 격차가 1.7%포인트까지 줄어든 점에 주목해 이날도 주식 매수에 나섰다. 항공업계 안팎에선 양측 분쟁이 물밑에서 장기전으로 이어지면서 ‘급등’까진 아니더라도 주가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한다.
지난 12일 호반그룹 공시에 따르면, ㈜호반과 ㈜호반호텔앤리조트가 작년 3월부터 올해 4월까지 1년여간 80여 차례에 걸쳐 한진칼 주식을 장내에서 조금씩 사들였다. 지분율이 1% 이상 변해야 공시 의무가 생긴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란 해석이 많다. 이런 점 때문에 자본시장 일각에서는 호반그룹이 앞으로도 비슷한 추세로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게 결국 주가를 계속 밀어 올리는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진그룹이 이번 사안에 특별히 대응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어서, 소강상태가 장기화하면 주가가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