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전체 점포(126개)의 20%가 넘는 26개의 점포 문을 한꺼번에 닫게 될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 지난 3월 기업회생절차 개시 전에 이미 폐점이 확정된 9개 점포에 더해 최근 17개 점포와의 임대료 조정 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한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핵심 입지에 있는 점포를 매각해 현금화하고 다시 빌려 영업하는 ‘세일 앤드 리스백’ 전략을 써왔다. 홈플러스는 전체 126개 점포 가운데 절반이 넘는 68개 점포를 임차해서 쓰고 있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 국내 대형 마트 3사 가운데 자기 소유 점포 비율이 50%가 안 되는 곳은 홈플러스뿐이다. 홈플러스는 금융 비용을 줄이겠다며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데 이어 연간 4000억원대에 이르는 임차료 부담 등으로 경영 정상화에 어려움이 있다며 임대주들과 임대료 조정 협상을 진행해왔다.
통상 대형 마트에는 정규직뿐 아니라 용역 업체, 입점 업체 직원 등 200명 안팎이 근무한다. 임대료 조정 협상이 결렬된 17개 점포에 몸담는 인원만 단순 계산으로 3000명이 넘는 것이다. 홈플러스는 이날 “점포 임대주들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모든 직원의 고용은 보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형 마트는 관할 구역이 넓어 인근 점포로 전환 배치를 한다는 방침을 세워도 실질적으로 근무가 불가능해 자연 퇴사자가 쏟아지고, 이에 따라 노조 등의 거센 반발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임대 점포 계약 해지 통보를 했다고 바로 효력이 발생하는 건 아니다. 홈플러스는 “계약 해지 통보 후에도 마지막까지 임대주와의 협상을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회생계획안을 다음 달 12일까지 제출해야 하는데 그때까지 협상을 계속한다는 것이다.
홈플러스가 폐점 예정된 점포와 계약 해지를 통보한 점포까지 문을 닫을 경우 보유 점포 수는 100개로 쪼그라든다. 이 경우 대형 마트 업계 3위인 롯데마트(111개)에 점포 수에서 역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