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의 수주 잔고가 올해 200조원 돌파를 앞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업 수퍼사이클(초호황기)이 이어지는 데다, 한국 조선사가 강점을 지닌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에 대한 수요도 꾸준한 영향이다. 여기에 최근 미·중 갈등으로 글로벌 해운 업계에서 중국산 선박을 리스크로 여기는 분위기 역시 한국 조선사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1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의 올해 1분기(1~3월) 말 기준, 수주 잔고는 1372억5800만달러(약 192조원)로 집계됐다. HD한국조선해양이 742억2800만달러(약 104조원), 한화오션 314억3000만달러(약 44조원), 삼성중공업은 316억달러(약 44조원)다.

업계에선 올해 수주 잔고 기록 경신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 잔고는 과거 2008년과 2014년이 정점이었다. 2008년 약 1436억달러, 2014년 1449억달러 수주 잔고를 기록해 현재 환율 기준으로 약 200조원 수준이었다.

조선 3사 모두 수주 잔고뿐 아니라 영업이익도 크게 개선됐다. 올해 1분기 HD한국조선해양의 영업이익은 859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6.3% 늘었다. 한화오션은 2586억원으로 388.8% 급증했고 삼성중공업도 1231억원으로 58.0% 증가했다.

영업이익률 개선과 향후 미국 군함 MRO(유지·보수·정비) 수주 확대 가능성도 긍정 신호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 12.7%를 달성했다. 보통 5% 수준 안팎이었던 조선업에선 이례적인 수치다. 특히 HD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로, 국내 조선소 중 최신 설비를 보유한 HD현대삼호는 영업이익률 18.6%를 기록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실적 설명회를 통해 “수익성 측면에서 구조적으로 개선됐다”며 “외국인 노동자의 능률이 향상됐고, 고부가 선박과 높은 가격으로 수주한 선박의 비율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중국이 강점을 지녔던 컨테이너선 분야에서도 올해 1분기 작년 대비 6배 많은 수주 문의가 이어졌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