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를 방문하고 있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두코바니 원전 2기의 계약이 중단된 데 대해 “사법 결정은 존중한다”면서도 “절대 무산되는 것은 아니고 절차적으로 지연되는 것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제3국에도 원전을 수출할 수 있도록 체코와 함께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7일 체코 리히텐슈타인궁에서 기자들과 만나 차담회를 갖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안 장관은 이날 체코 프라하 리히텐슈타인궁에서 기자들과 가진 차담회에서 한국수력원자력을 비롯한 ‘팀코리아’가 프랑스전력공사(EDF)보다 크게 앞서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안 장관은 “200명 넘는 전문가가 오랜 기간 정밀하게 평가한 결과, 체코 총리가 ‘한수원이 모든 면에서 압도했다’고 말한 것”이라며 “입찰서 자체도 퀄리티(품질) 차이가 굉장히 많이 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적인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체코 국민이 한수원의 원전 설비가 얼마나 믿을 만하고 안전성·경제성이 우월한지 확인한다면, 5년 뒤 테믈린 원전 2기 수주가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팀코리아는 작년 7월, 체코 두코바니 원전 2기와 함께 테믈린 원전 2기(3·4호기) 건설 사업에서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테믈린 원전은 향후 건설 여부를 다시 확정하기로 한 상태다.

체코와 함께 원전을 제3국에 공동 수출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신한울 3·4호기 등 국내 원전 4기와 체코 두코바니 2기 등 해외 원전을 포함해 국내외 원전 건설 프로젝트가 산적해 있다. 그러나 국내 원전 생태계가 이를 모두 감당하기에 어려움이 큰 만큼 체코의 원전 공급망을 함께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안 장관은 “체코에 있는 두산스코다파워 터빈 등 자산을 잘 활용하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우군(友軍)”이 될 것이라며 “이번 프로젝트 하나로 끝나는 게 아니라 글로벌 원전 산업 전체에서 우리의 가능성을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전력과 한수원이 7일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공사비 약 10억달러를 정산하는 문제를 국제 중재에 넘긴 데 대해 안 장관은 유감의 뜻을 밝혔다. 안 장관은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도우려고 했지만 상당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커뮤니케이션(소통)이 잘 안 되는 데서 시작된 문제지만 최대한 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뒤에서 독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