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조원(4000억코루나) 규모 체코 신규 원전 계약이 체결식 하루를 앞두고 현지 법원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계약 연기는 불가피하지만, 체코 정부도 과도하게 지연되도록 두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6일(현지 시각) 체코 법원은 체코 신규 원전 계약과 관련, 프랑스 프랑스전력공사(EDF)가 제기한 가처분 소송에 대해 한수원과 EDU Ⅱ(두코바니Ⅱ 원자력발전사) 간 계약 체결을 중지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체코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은 체코 두코바니 지역에 1000MW(메가와트)급 원전인 두코바니 5·6호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한수원과 프랑스 EDF,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3파전을 벌인 끝에 지난해 7월 한수원이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이날 체코 프라하에서 산업부 공동취재단과 간담회를 갖고 “두 차례나 체코 경쟁 당국이 명확하게 판단한 것처럼 투명성, 객관성, 공정성에서 문제 여지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장관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지만 최대한 신속하게 마무리해서 대한민국의 원전 산업 경쟁력과 역량을 키울 기회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계약 체결식 전후로 이뤄질 예정이던 양국 협력도 그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공식 계약만 빼고 나머지는 일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라며 “국회 방문단과 상원의장 오찬도 그대로 하고, 체코 총리와 우리 정부 대표단과 회담도 할 예정”이라고 했다. 체코 정부와 원전 관련 약정 서명식도 예정대로 열린다. 애초 우리 대표단은 체코 총리 및 상원의장을 만나 양국 간 원전 산업 협력을 매개체로 인프라, 첨단 산업 등 양국이 보다 전략적이고 포괄적인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었다.
정부의 대응이 안일했다는 비판에는 선을 그었다. 안 장관은 “체코 정부 측에서는 (소송이) 큰 문제가 안 된다고 생각하고 초청 일정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며 “체코 정부의 판단이 법원 판결과 안 맞았지만, 경쟁 당국이 두 번이나 명확하게 판결한 바 있어 본안 소송에서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프랑스전력공사(EDF)에 대한 상고도 체코전력공사가 법률 검토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간담회에 참석한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7일 오전 체코전력공사가 국내외 언론을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법적, 절차적 문제를 설명할 예정”이라며 “이 자리에서 소송 내용도 밝힐 예정”이라고 했다.
다만 체코 법원이 본안 소송 결론이 날 때까지 계약을 중지함에 따라 계약 시점은 유동적이라는 설명이다. 안 장관은 “며칠일지, 몇 달일지 예단할 수는 없다”며 “원전 사업이 체코 에너지 정책에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불필요하게 지연할 이유는 없다”고 했다.
황 사장은 “최종 마무리 단계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 당황스럽고, 죄송스럽다”며 “앞으로 법적인 절차를 잘 마무리하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