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제조사 삼성SDI는 오는 5월 7~9일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배터리 산업 전시회인 ‘인터배터리 유럽 2025’에 참가해 AI(인공지능) 인프라를 겨냥한 차세대 ESS(에너지 저장 장치) 배터리를 선보인다고 28일 밝혔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속 배터리 기업들은 잇따라 자동차용 배터리 대신 ESS 시장으로 다각화를 하고 있는데, 이제 미래 기술력을 겨루는 전시회에서도 ESS를 전면에 내세우는 사례가 생긴 것이다.
삼성SDI가 이번 행사에서 앞세운 제품은 ESS용 신제품 UPS(무정전 전원 장치) 배터리 ‘U8A1’이다. 이 제품 등을 앞세워 자동차 분야 대신 유럽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하는 ESS 시장을 더 집중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ESS는 발전기에서 만든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하는 장치로, 날씨나 시간에 따라 불규칙하게 전기가 생산되는 태양광과 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의 필수 설비다. UPS는 데이터센터와 같이 전력이 24시간 공급돼야 하는 시설에 갑자기 전력이 끊겼을 때 자체적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설비를 말한다. 삼성SDI는 이와 함께 전력용 ESS 설루션(Solution)인 ‘삼성배터리박스(SBB) 1.5’도 함께 전시한다. 20피트 크기의 컨테이너박스 안에 배터리 셀과 모듈, 랙 등을 설치한 형태로 특수 소화 기술을 적용해 안전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ESS 시장은 AI 데이터센터, 신재생에너지가 확대되며 성장성이 기대되고 있다. 올 2월 시장조사 업체 우드매켄지는 향후 10년간 ESS 시장이 7배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미국에서 중국산 ESS용 배터리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국내 배터리 기업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다른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ESS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의 일부 설비를 ESS용으로 전환했고, SK온도 미국 공장 배터리 생산 라인 일부를 ESS용으로 활용하고 미국 ESS 시장에서 수주에 나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