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김현국

지난달 우리나라 정보통신산업(ICT) 수출액이 역대 2월 가운데 둘째로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 수출액은 1년 전보다 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홍콩으로의 반도체 수출이 30% 넘게 급감한 영향이다.

◇對中 반도체 수출 30% 줄어

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정보통신산업 수출액은 167억1000만달러(약 24조원)로 1년 전보다 1.2% 증가했다. 반도체(-3%)와 디스플레이(-5.1%) 수출은 감소했지만, 휴대폰(33.3%), 컴퓨터·주변기기(26.9%), 통신장비(74.1%) 수출은 늘었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 수출액은 1년 전보다 3% 줄었다. 범용 메모리 반도체 단가 하락 등이 수출액 감소로 이어졌다. 나라별 반도체 수출을 보면 베트남(35.6%), 미국(26.5%)으로의 수출은 증가했지만, 중국·홍콩(-31.8%)으로의 수출은 큰 폭으로 줄었다. 중국·홍콩은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액의 40%가량을 차지하는 ‘큰손’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국의 경우 D램 위주로 수출이 줄었는데, 중국 기업의 반도체 기술과 캐파(생산 능력)가 올라간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국 현지 기업들이 자국 시장 공급량을 늘리면서 우리나라의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이 영향을 받았다는 해석이다.

다만 고대역폭 메모리(HBM), DDR5 등 고부가 메모리 반도체는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HBM 수출액은 미국 등에서 수요가 늘면서 1년 전보다 135.6% 급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고부가 제품이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휴대전화, 컴퓨터 수출 증가

지난달 ICT 품목 가운데 휴대폰(33.3%), 컴퓨터·주변기기(26.9%), 통신장비(74.1%) 수출은 늘었다. 휴대전화는 중국, 베트남, 인도 등 해외 생산 기지에 대한 부품 수출 확대, 컴퓨터·주변기기는 미국, 유럽연합(EU) 등의 서버·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저장 장치 수요 증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별로는 미국(11.5%), 베트남(15.6%), 대만(124.3%), 인도(54.9%) 등에서 ICT 수출이 증가했지만 중국(-19.6%), 유럽연합(-7.6%), 일본(-5.7%) 등에서는 감소했다.

한편 지난달 ICT 수입액은 109억달러로 1년 전보다 5.6% 늘어났다. 반도체(5.2%), 컴퓨터·주변기기(3.5%), 휴대폰(8.6%) 수입이 늘었고, 최근 국내 기업들의 AI 서버 및 GPU 투자 확대로 중대형 컴퓨터(3.3%)와 멀티미디어카드(41.6%) 수입도 증가했다. 지난달 ICT 무역 수지는 58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