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갈등이 장기화하고 있는 현대제철이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했다. 최근 철강 업계가 대내외적으로 심각한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강도 높은 자구책 없이는 경영 개선이 쉽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제철은 14일 비상경영 선언과 함께 “전 임원들의 급여를 20% 삭감하기로 결정했으며,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해외 출장 최소화 등 다방면으로 극한의 원가절감 방안 추진에도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국내 건설경기 악화에 따라 최근 포항 2공장 가동을 축소하고 14일까지 포항공장 기술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과 당진제철소 및 인천공장 전환배치를 신청받고 있는 상태다. 또 중국·일본의 저가 철강재가 국내 시장 점유율을 잠식하고 있어, 후판과 열연 제품에 대한 반덤핑 제소를 진행하는 등 생존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25% 관세가 전격 시행되는 등 부담이 커지고 있다.
현대제철은 작년 9월부터 이어진 노조와의 임금 협상에서도 난항을 겪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기준 당기순손실 650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1인당 평균 2650만원(기본급의 450%+1000만원) 수준의 성과금 지급안을 제시했으나, 노조 측은 이보다 더 많은 “현대차 수준의 성과급을 달라”고 요구하면서 협상은 난항을 거듭해왔다.
노조의 파업이 잇따르자 현대제철 사측은 지난달 24일 당진제철소 냉연 공장의 핵심 설비 가동을 스스로 중단하는 직장 폐쇄를 단행하기도 했다. 1953년 창사 이래 첫 직장 폐쇄다. 지난 12일 사측이 직장 폐쇄를 해제하고, 13일 노조도 파업을 중단하면서 재차 임금 협상이 시작됐었다. 그러나 이날 교섭이 결렬되면서 노조는 당장 13일 야간 근무부터 파업을 재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