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 수출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해온 라이벌 기업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해외 수출 사업에서 ‘원 팀’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방위사업청은 양 사가 25일 과천 방위사업청 청사에서 ‘함정 수출 사업 원 팀 구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수출 사업에선 정부와 함정(艦艇) 업계가 원 팀을 꾸리고, 각각 강점이 있는 분야를 맡아 HD현대중공업이 수상함 수출 사업을, 한화오션이 잠수함 수출 사업을 주관하며 상대 기업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작년 수주가 유력한 것으로 평가받았던 호주 호위함 사업에서 ‘원 팀’으로 나선 일본, 독일 등에 밀려 탈락한 것이 계기가 됐다.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수주를 놓고 당시 소송전까지 이어진 과열 경쟁을 벌였던 두 회사는 호주 호위함 사업에도 각각 입찰했지만, 원 팀으로 나선 일본, 독일에 밀려 최종 2개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일본의 경우, 양대 기업 중 미쓰비시 중공업이 주도하고 미쓰이 E&S가 지원하는 방식으로 수주전에 참여했다.

이후 60조원대 캐나다 잠수함 사업, 미국의 군함 건조 지원 요청 등 세계 각국에서 한국 군함이 진출할 수 있는 시장이 넓어지면서 두 기업도 해외시장에선 필요 이상의 경쟁보다 대승적 차원에서 협력을 택했다는 평가다.

다만, 해군이 방사청을 통해 발주하는 국내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MOU는 수출 사업에서 협력이고 국내 경쟁은 경쟁이라는 것이다. 특히 두 회사는 사업비 7조8000억원 규모 KDDX 수주에선 물러날 수 없다는 입장이다. KDDX 개념 설계는 한화오션이, 기본 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따냈고, 이르면 4월 상세 설계 및 선도함(1번함) 건조 업체가 선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