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멕시코만 아닌 미국만” -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수퍼볼(미 프로 풋볼 챔피언 결정전) 관람을 위해 전용기를 타고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로 이동하며 ‘멕시코만’ 이름을 ‘미국만’으로 바꾸는 포고문에 서명한 뒤 발언하고 있다. 현직 미 대통령이 수퍼볼을 관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트럼프는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물리겠다고 발표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의 관세율을 무역 상대국과 동일하게 맞추는 상호 관세(reciprocal tariffs)를 매긴다고 9일(현지 시각) 밝혔다.

취임과 함께 멕시코·캐나다에 25% 관세를 매기고, 중국에 대해선 10% 추가 관세를 예고하며 ‘관세 전쟁’에 불을 댕긴 트럼프 대통령이 품목별 관세와 상호 관세로 전선을 확대하는 것이다. 앞서 멕시코와 캐나다에는 시행 직전 30일 유예를 발표한 데 이어 상호 관세도 언급 이틀 만에 발표 일정을 미루고, 구체적인 부과 방안도 내놓지 않으면서 세계 무역 질서를 혼돈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10일(월요일) 철강에 대한 새로운 관세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며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철강 제품은 25% 관세를 부과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알루미늄에 대해 질문을 받자 “알루미늄도 그렇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11~12일쯤엔 상호 관세 부과를 발표할 예정이고, 발표 즉시 효력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10일 경기도 평택항 수출입 부두에 철강 제품과 화물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뉴시스

나라를 가리지 않고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를 붙이고, 90여 년 전 대공황 시기 보호무역에 따른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상호 관세를 미국의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한 보호무역 수단으로 쓰겠다는 것이다. 지난 1기 때와 같이 먼저 강력한 조치를 예고한 뒤, 상대국의 항복을 받아내며 이익을 취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편 중국이 지난 4일부터 개시된 미국의 대중 관세 10% 인상에 맞서 10일부터 보복 관세 부과를 개시하면서 미·중 2차 무역 전쟁은 본격화됐다. 이날 중국 국무원은 미국산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에는 15% 관세를, 원유·농기계·대형차·픽업트럭 등에는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김수동 산업연구원 단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보편 관세가 주요 국가와 품목은 물론, 상호 관세라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며 “우리 수출에 타격이 우려되는 만큼 다양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