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의 자원 개발 자회사 SK어스온이 베트남 해상에서 하루 최대 1만 배럴 규모까지 생산할 수 있는 원유를 시험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3일 전했다. 지난달 초 탐사 단계에서 유층(油層)을 발견한 후, 유전 개발과 생산 가능 규모 등을 확인하기 위해 진행한 시험 생산에서 성과가 나온 것이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

미국 머피사는 지난달 31일 어닝콜을 통해 베트남 호찌민에서 남동쪽으로 64㎞ 떨어진 15-2/17 광구 탐사정 ‘황금바다사자 구조’에서 하루 최대 생산량 1만 배럴 규모(국제 유가 70달러 기준 약 70만달러)의 원유를 시험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SK어스온은 2019년부터 이 광구에서 머피 오일, 베트남 국영 석유 회사 PVEP와 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분율은 머피가 40%, PVEP 35%, SK어스온이 25%다.

이 광구는 앞서 미국 머피사가 지난달 8일 탐사 시추에서 112m 두께의 유층을 발견한 곳이다. 시험 생산한 원유는 불순물이 적고 정제가 용이한 경질 원유로, 황 함유량이 낮아 상품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SK이노베이션이 앞서 원유 생산에 성공한 중국 17/03 광구는 2018년 탐사정 시추 당시 심도 2014m에서 34.8m 두께의 유층을 발견, 시험생산 과정에서 하루 최대 약 4000배럴 규모의 원유를 시험 생산했다. 이 광구는 2023년 9월 생산을 개시한 이후 지난해 11월 기준 누적 생산량 1000만 배럴을 돌파했다. 시험 생산량보다 실제 생산량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이다.

베트남의 주요 유전들과 마찬가지로, 이 광구에는 가스보다 오일의 매장량 비중이 더 높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통상 베트남 시장에서는 원유가 가스보다 판매 단가가 높다. 원유 생산 비율이 높아야 수익성이 좋은 유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일부 외신 등에 따르면, 베트남의 이 광구에서 최소 1억7000만 배럴 이상의 원유를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베트남 주요 원유 생산 지대인 쿨롱 분지에서 최근 10년간 발견된 가장 큰 유전이 될 수도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는 곳으로도 전해졌다.

미국 머피사 등은 이 광구에 대한 추가적인 평가·분석을 위해 올 3분기 중 황금바다사자 구조의 평가정 시추를 진행할 계획이다. 유전 개발은 초기 탐사정 시추 단계를 거친 뒤 수익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평가정 시추 단계로 들어간다. 평가정 시추에서도 높은 상업성이 인정되면, 본격적인 상업 생산 단계로 접어든다. 탐사정에서 원유를 발견한 뒤 생산까지는 약 5년이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