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기업 넷플릭스가 22일(현지 시각)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와 포르투갈, 아르헨티나 등 4국에서 월 구독료를 올린다고 공지했다. 미국 기준으로 광고 요금제(광고 보는 대신 구독료가 가장 낮음)는 월 6.99달러에서 7.99달러로 약 14% 인상됐고, 최대 2명이 동시 이용할 수 있는 ‘스탠더드 요금제’와 최대 4명이 동시 이용 가능한 ‘프리미엄 요금제’는 각각 월 15.49달러에서 17.99달러(16% 인상), 월 22.99달러에서 24.99달러(8.7% 인상)로 올랐다. 2022년 11월 신설된 광고 요금제는 2년여 만에 처음 인상했지만, 가장 비싼 프리미엄 요금제는 1년여 만에 또다시 가격이 올랐다. 콘텐츠 투자를 더 늘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하루 전 호(好)실적을 발표한 데 이어, 곧바로 요금 인상을 진행하면서 적지 않은 논란이 일고 있다. 경영 악화에 따른 부득이한 결정이 아니라 시장 장악에 따른 자신감으로 구독료를 올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날 넷플릭스가 공개한 ‘4분기 및 2024년 연간 실적’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전 세계 유료 가입자는 작년 4분기에만 약 1900만명 순증하면서 총 3억163만명을 기록했다. OTT 유료 가입자 3억명 돌파는 넷플릭스가 유일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지난해 매출(390억달러)과 영업 이익(104억달러)은 전년 대비 각각 16%와 4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현지 언론들도 “4분기 유료 가입자 1900만명을 늘린 넷플릭스가 요금을 인상했다”(CNN), “다른 경쟁 OTT들과 격차를 더 벌린 넷플릭스가 요금을 올렸다”(워싱턴포스트)고 보도했다.
한국은 이번 요금 인상 대상에서 빠졌지만, 일각에선 “미국에서 구독료가 오른 만큼 시차를 두고 한국에도 적용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광고 요금제(월 5500원)는 지난 2022년 11월 처음 도입된 후 동결된 상황이고, 스탠더드 요금제(월 1만3500원)와 프리미엄 요금제(월 1만7000원)는 2021년 11월 인상 후 3년여간 유지되고 있다. 넷플릭스 한국 법인 측은 “한국에 대해선 결정된 것이 없다”고 설명하지만, 국내 OTT 업계 관계자는 “한국 시장도 넷플릭스가 부동의 1위인 만큼 구독료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