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유가를 내려달라고 요청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국제유가가 또 떨어졌다. 닷새째 하락세가 이어지는 것이다.
23일(현지 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직전 거래일 대비 0.82달러(1.09%) 하락한 배럴당 74.6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5거래일째 하락세가 이어진 것이다. 브렌트유도 전장보다 0.71달러(0.90%) 내린 배럴당 78.29달러에 마무리되며 6일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이 같은 하락세는 이날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OPEC에 유가를 낮출 것을 촉구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화상 연설에서 “유가가 충분히 높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될 것”이라며 “유가를 내리면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러시아를 종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압박 수단으로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에 타격을 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주요 산유국 그룹인 오펙플러스(OPEC+)가 계속 미루고 있는 감산 완화(증산) 일정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펙플러스는 당초 작년 10월부터 감산 기조를 완화할 계획이었지만,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수요 둔화와 미국 등의 생산량 증가로 올 4월까지 감산 완화 시점을 연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유가 인하가 탄력을 받지 못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OPEC을 직접 거론하면서까지 유가 하락에 압박을 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