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 경기 침체로 철근 제품 수요가 급감하면서 철근 업계가 잇따라 공장 가동을 멈추고 있다. 제품 생산을 일시 중단해 과잉 재고를 막고, 비용도 절감하겠다는 ‘고육지책’이다.
국내 철근 업계 2위인 동국제강은 오는 24일부터 31일까지, 8일간 인천 철근 공장의 생산 및 출하를 일시 중단한다고 16일 밝혔다. 이 회사는 이미 지난해 6월부터 야간에만 제품을 생산하는 야간 조업 체제로 전환해, 설비 가동률을 평균 60%대로 유지하는 감산(減産) 조치를 해왔다. 하지만 철근 수요가 계속 부진하자 아예 가동을 일시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설비 가동률을 50%로 축소해 시장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미 국내 1위 철근 제조사인 현대제철도 이달 말까지 인천·포항 철근 공장의 가동 중단에 돌입한 상태다. 이달 9일부터 31일까지 인천 공장 2개 라인의 가동을 순차적으로 멈추고, 22일부터 31일까지 포항 철근 공장도 가동을 중단하는 것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수출 물량이 거의 없는 철근은 생산량의 50∼60%가 건설 현장으로 보내지는데, 건설 경기 침체로 수요가 급감해 감산을 결정했다”라며 “이번 공장 가동 중단으로 약 7만t의 감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건설 경기 침체로 국내 철근 수요는 2010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기준 국내 철근 판매량은 702만5000t으로, 전년 같은 기간(848만8000t) 대비 17% 감소했다. 철근(SD400·10mm 기준)의 시중 유통 가격도 지난 2022년에는 t당 100만원을 넘어섰지만, 2023년에는 80만원대로 꺾였고 작년 12월에는 67만3000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