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새해 주요 기업들의 신년사에는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국내외 경영 환경에 대한 우려가 가득했다. 주요 대기업 총수와 CEO(최고경영자)들은 이런 시기일수록 본업(本業)의 핵심 경쟁력, 차별화한 기술, 지금까지의 성공 공식을 바꾸는 쇄신으로 위기를 돌파하자고 구성원들을 독려했다.

주요 기업 총수들이 2일 신년사를 통해 불확실성이 극도로 높은 환경을 헤쳐가는 방안으로 꼽은 것은 기술 혁신이었다. 특히 AI(인공지능)에 대한 강조가 빠지지 않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AI로 글로벌 산업 구조와 시장 재편은 거스를 수 없다”며 “AI를 활용해 본원적 사업 역량을 높이기 위해 AI를 실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두산 고유의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가용한 역량을 모두 모아야 한다”며 AI와 연계된 분야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강조했다. 김영섭 KT 대표이사도 “올해는 AI와 정보 통신이 합쳐진 AICT 기업으로 전환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세계 경제가 초불확실성 시대에 돌입했고, 이제 압도적 우위의 핵심 역량을 가진 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다”며 “올 한 해 더욱 강도 높은 쇄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어느 때보다 예측이 불가능한 도전과 어려움을 마주하고 있다”며 “다양한 사업들이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상황에 맞게 전략도 바꿔서, 세계 각국의 고객이 요구하는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구체적인 주력 업종 경쟁력 강화 방안도 잇따랐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도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건설(E&C) 등 그룹의 주력 사업들이 생존을 고민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위기라는 걸 냉정하게 인식해야 한다”며 “전고체 배터리와 같은 차세대 기술 표준을 선점하고, 인도·북미 등 글로벌 성장 시장에서 소재부터 제품에 이르는 완결형 현지화 전략으로 성과를 내자”고 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올해 본격적인 통합 작업을 시작하는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은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혁신의 시간이 필요하다. 반드시 지켜야 할 가치를 굳건히 지켜나가면서도 환골탈태 수준의 변화가 동반되어야 한다”고 했다.

권오갑 HD현대 회장은 “중국 조선업의 성장을 막연하게 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며 “그룹의 핵심인 조선 사업도 지금과 다른 새로운 방식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기술 혁신을 통한 미래 준비에 역량을 모으자”고 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절호의 기회가 되거나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는 절체절명의 기로에 섰다”면서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성을 회복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각 사업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본업의 가치를 높이는 기본을 더욱 탄탄히 하자는 메시지도 여럿이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2025년에 우리의 본업에 대해 집요하게 고민하고 실행해야 한다”며 “늘 새로움을 갈망하는 ‘1등 고객’을 제대로 아는 것이 우리의 본업”이라고 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위기 극복의 지혜와 기업의 생존은 자발적으로 혁신하는 현장의 인재들에게 달렸다”며 “올해 그룹 창립 20주년을 맞아 ‘제2의 창업 정신’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역시 “지금 우리는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살얼음판 위에 서 있다”면서 “아무리 심각한 위기 속에서도 치밀하게 준비한 사람에게는 반드시 기회가 온다. 온 힘을 모아 지금의 위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구본준 LX그룹 회장은 “경쟁 우위에 설 수 있는 사업을 육성해 근원적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고,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관습적으로 일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더 나은 방법을 찾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