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2019년 세계경제포럼에서 국내 최초로 세계의 등대 공장으로 선정됐을 만큼 일찍부터 스마트 기술을 현장에 폭넓게 적용하고 있다. 등대 공장은 어두운 밤하늘에 ‘등대’가 불을 비추어 길을 안내하듯,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기술을 도입해 제조업을 혁신적으로 이끌고 있는 공장을 말한다. 지난 50년간 축적된 현장 경험과 노하우에 첨단 기술을 접목해 고효율 공정을 구축하고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 가운데, 최근엔 ‘4족 보행 로봇’을 적극 투입하고 있다.
◇4족 로봇이 고로 설비 점검
제철소는 각종 사고를 예방하고 설비를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꼼꼼하게 설비 점검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설비는 사람이 점검하기에 위험한 경우가 있다. 포스코가 제철소 맞춤형 4족 보행 로봇을 투입하는 이유다.
포스코는 2022년 광양 1고로에서 4족 보행 로봇을 처음 테스트한 뒤, 지난해 11월 고로를 무인 자율 점검할 수 있는 맞춤형 설루션 개발에 성공해 현장에 투입했다. 현재 광양 1고로의 1200℃의 열풍이 오가는 풍구(고로 내에 열풍을 불어넣는 통로) 근처를 사람을 대신해 자율 주행하면서 점검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하고 이상 상황을 감지한다.
광양 1고로에는 풍구 송풍지관 44개가 고로 외경을 따라 배치되어 있는데, 송풍지관의 철피 온도, 가스·냉각수 누출 유무 등을 반드시 점검해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기존엔 사람이 직접 송풍지관에 가까이 다가가 육안으로 수시 점검해야 했다. 하지만 설비 뒤쪽의 온도 측정이나 전체의 정확한 온도 변화와 추이를 확보하기는 어려웠다. 작업자가 화상이나 가스 중독 등의 위험에 노출되는 문제도 있었다.
그러나 4족 보행 로봇을 투입하면서, 사무실에서 원격 제어를 통해 송풍지관의 세밀한 열화상과 영상 데이터를 수집해 이상 온도 유무를 체크할 수 있게 됐다. 또 매주 1번 했던 열화상 측정을 매일 여러 번 하고 있다. 일정 주기의 정확한 데이터가 관제실에 쌓이게 되면 향후 AI 기반의 설비 이상 감지도 가능해진다.
포스코는 이동 로봇을 제철소 고로 풍구뿐 아니라, 고전압 변압기가 빼곡한 지하 전기실, 코크스 오븐 고온 밀폐 공간 등 다양한 설비로 확대하고 있다. 로봇들이 늘어나자 다수의 로봇을 통합 관제하는 시스템도 개발해 운영 중이다.
◇AI 로봇 투입 예정
4족 보행 로봇 설루션은 현재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 AI 로봇융합연구소 산하 지능제조로봇연구센터가 맡아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로봇 하드웨어·제어 소프트웨어·스마트 센서·AI 기술 등을 통합해 ‘4대 로봇 설루션(고정형·이동형·원격 운전·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이 핵심이다. 포스코는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사의 4족 보행 로봇 ‘스폿(SPOT)’을 활용한다. 작년 6월엔 국내 로봇 전문 기업과 양해각서를 맺고 다양한 설비에 적용할 수 있는 ‘맞춤형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향후엔 AI 로봇을 투입하는 등 제철소 곳곳에서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한편 포스코는 지게차의 위험도를 낮추기 위한 기술도 개발해 활용 중이다. 지게차는 제조업 12대 사망 사고 기인물 1위에 오를 정도로 위험이 크다. 포스코는 지게차가 주변 작업자에게 접근하면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단계적으로 자동 정지하는 시스템을 2022년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