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재계회의 위원장인 류진 한경협 회장이 10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 미국상공회의소에서 개최된 ‘제35차 한미재계회의 총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뉴스1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미 재계가 10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의 미 상공회의소에서 ‘제35차 한미재계회의 총회’를 가졌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한 달여 앞두고 한미 FTA 재협상, 인플레이션감축법(IRA)·반도체법(칩스법) 개정 가능성 등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양국 경제계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이다.

◇5년만에 美서 열려...韓 재계 역대 최대 참석

한미재계회의는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와 미 상공회의소가 양국 경제협력과 유대 강화를 위해 1988년 설립한 민간 차원의 경제협력 논의 기구다. 원래 매년 양국을 오가며 개최하지만, 코로나 등의 이유로 미국에서 열리는 것은 5년만이다. 이번 행사에 한경협은 4대 그룹 인사를 포함한 역대 최대 규모의 국내 민간 사절단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류진 한경협 회장을 비롯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윤영조 삼성전자 부사장, 김동욱 현대차 부사장, 손상수 SK아메리카 부사장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류진 회장은 개회사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들은 비즈니스 환경에 다양한 변화를 예고했다”며 “이 변화의 파도를 넘어 양국 경제계가 더욱 긴밀한 협력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양국의 기술동맹을 강조하며 반도체, 배터리 같은 첨단산업을 비롯해 트럼프 당선인이 강조하는 소형모듈원자로(SMR), 조선·방위산업 등 한국 기업이 세계적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분야에서도 적극적인 산업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역장벽 제거해야...한미 기술동맹 굳건”

이날 한미 경제계는 양국에 진출한 기업들의 생산, 고용, 기술 혁신 등 기업 활동의 안정성을 보장해달라고 촉구하는 내용의 공동 선언문을 채택했다. 양측은 선언문에서 “양국은 기술 산업을 겨냥한 차별적 법안을 포함한 무역장벽을 제거하고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비즈니스 및 규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면서 " 양국 정부가 한미 FTA를 양자 경제협력 강화의 기반으로 재확인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문직 비자 등 제도 개선을 통해 양국간 인적 교류를 활성화하고, 반도체·배터리, 핵심 광물, 제약/바이오, 의료 기술, 방산 및 항공우주 등 전략 산업의 공급망 회복력 강화 협력도 주문했다

총회를 마친 한경협 사절단은 11일까지 미국 주요 인사들과 소통해나갈 계획이다. 미국 의회 내 지한파 모임인 코리아 코커스 소속 토드 영 상원의원, 아미 베라 하원의원, 마이크 켈리 하원의원 등과 면담을 연이어 갖고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등 싱크탱크와도 회동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사절단은 한국이 대미(對美) 그린필드(투자국에 생산시설·법인 설립) 최대 투자국이자 대미 투자국 중 일자리 창출 1위 국가인 점 등 한국 기업의 미국 경제 기여도를 강조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경협 김봉만 국제본부장은 “우리 기업과 한국경제의 불이익을 최소화하고 미국과의 비즈니스 협력 기회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최선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