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10일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에서 두산밥캣을 떼어내 두산로보틱스 산하에 두는 분할·합병안을 공식적으로 철회했다. 당초 오는 12일 두산에너빌리티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분할·합병안 의결을 진행할 계획이었는데, 이를 취소한 것이다. 지난 6개월간 추진했던 지배 구조 개편이 사실상 백지화됐다.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떼어내 두산로보틱스 산하에 두면, 두산에너빌리티는 투자 자금을 확보해 원전 시장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밥캣과 로보틱스는 첨단 장비 분야 등에서 시너지가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임시 주총을 앞두고 ‘탄핵 정국’이란 변수가 생기면서 현 정부의 원전 정책 관련 불확실성과 함께 주가가 급락한 게 문제였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분할·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최대 6000억원 규모까지 주식을 인수할 계획이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우 인수가가 2만890원이었는데, 최근 정국 여파로 주가가 지난 9일 1만7380원까지 떨어졌다. 캐스팅보트로 꼽혔던 국민연금(지분 6.85%)까지 지난 9일 사실상 반대 의사를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종전 찬성 입장이었던 많은 주주가 주가 하락으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기 위해 반대 또는 주총 불참으로 돌아서면서 분할·합병이 불확실해졌다”면서 “향후 다양한 대응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