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4년여간의 기업 결합 절차를 마무리하고 오는 12일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한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의 신주(新株) 인수 절차를 마칠 때까지 미국 법무부(DOJ)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기업 결합을 최종 승인한 것으로 간주된다. 절차가 문제없이 종료되면 36년간 유지돼온 한국의 양대 국적 항공사 시대가 막을 내리고 세계 11위 수준의 초대형 항공사(메가 캐리어)가 탄생한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이 오는 11일 진행하는 유상증자에 1조5000억원을 투자, 총 1억3157만여 주(지분율 63.9%)를 취득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대한항공은 이미 계약금·중도금 등 7000억원을 납부했고, 잔금 8000억원을 추가 투입한다. 당초 이달 20일까지 신주를 인수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이를 앞당긴 것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유럽연합(EU) 당국이 당초 예상보다 빠른 지난달 28일 기업 결합을 승인해 일정을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이날 잔금 납입이 끝나면, 상법상 납입 다음 날인 12일부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최대 주주가 되고, 아시아나는 대한항공 자회사로 편입된다. 지난 2020년 11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처음 공시한 이후, 4년 1개월 만에 결합이 최종 마무리되는 것이다. 현재 대한항공은 기업 결합을 위한 14국의 심사 가운데 미국을 제외한 13국의 승인을 마쳤다. 미 법무부는 기업 결합 승인을 따로 발표하지 않고, 합병에 문제가 있다고 볼 경우 반독점 소송을 제기해 반대 의사를 표명한다. 따라서 신주 인수가 마무리될 때까지 문제 제기가 없으면 기업 결합이 마무리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향후 2년간 자회사로 운영하며 최종적으로 브랜드 통합을 하게 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마일리지 제도 통합,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LCC(저비용항공) 3사 통합 작업도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