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MS "한국형 AI 만들고 동남아도 진출"

KT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한국형 AI(인공지능)’를 공동 개발한다. 세계 최고의 AI 기술력을 갖춘 MS와 ‘AI 동맹’을 체결해 내수(內需)를 넘어 동남아 시장까지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한국 AI 생태계 발전을 위해 향후 5년간 수조원 투자와 수만명의 AI 전문가 양성 계획도 밝혔다.

29일 양사에 따르면, 김영섭 KT 대표와 사티아 나델라 MS CEO(최고경영자) 겸 이사회 의장은 지난 27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주 MS 본사에서 만나 이 같은 내용의 전략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MS는 세계 AI 시장을 주도하는 오픈AI의 최대 투자자로, 세계적인 소프트웨어·클라우드 자산은 물론 첨단 AI 기술(GPT-3 등)에 대한 독점 사용권을 보유하고 있다. KT는 탄탄한 통신 인프라와 다양한 기업 고객 경험, 전국적인 영업력이 강점이다. 두 회사는 이번 협력을 통해 국내 AI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양사가 5년간 투자하는 금액만 수조원이 될 전망이다.

두 회사는 ‘한국형 특화 AI,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에 우선적으로 나선다. 실시간 음성 대화가 가능한 오픈AI의 ‘GPT-4o’와 소형 언어 모델 ‘Phi 3.5′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해 유창한 한국어는 물론 한국 문화·역사·철학, 산업 현장에 대한 이해도를 갖춘 맞춤형 서비스를 만든다는 것이다. 데이터 유출 등 보안 우려와 규제로 해외 클라우드 사용을 꺼려왔던 국내 공공·금융 분야까지 겨냥한 행보다. 이를 앞세워 국내 기업 65만곳과 1700만여 고객의 AI 전환을 꾀하겠다는 것이 두 회사의 설명이다.

KT는 이번 협력을 기반으로,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AX(AI 전환) 전문 기업을 세운다. 두 회사의 역량을 합쳐 해외 고객을 겨냥한 ‘AI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사업적 부분뿐 아니라 국내 AI 생태계 발전에도 힘을 합치겠다고 밝혔다. KT 광화문 사옥에 국내 기업·기관들이 양사의 지원 아래 AI R&D(연구·개발)를 할 수 있는 ‘이노베이션 센터’를 세우고, AI 스타트업 투자도 단행한다. 향후 5년간 KT 임직원을 포함한 AI 전문 인력 수만명도 공동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김영섭 KT 대표는 “이번 파트너십을 계기로 국내외 시장에서 압도적 경쟁력을 갖춘 AICT(인공지능 기반 정보통신기술)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