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뉴스1

국내 수출 제조기업의 노동생산성이 과거와 달리 내수 위주 제조기업의 노동생산성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수출 제조기업에 ‘중국 특수’가 사라져 기업의 실적은 둔화됐는데 인력 조정이 어려워 생산성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가 국내 제조업을 대상으로 수출기업의 노동생산성(취업자 1인당 부가가치액)을 계산한 결과, 2020~2022년 기준 수출기업의 노동생산성은 9368만원으로 내수 위주 기업을 포함한 전체 제조기업(9289만원)의 노동생산성보다 약 0.8% 높아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0~2009년에는 전체 제조기업 평균에 비교해 수출기업이 30% 정도 높은 생산성을 보유했었는데, 최근 수출기업의 생산성은 예전에 비해 둔화됐다는 것이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

이 같은 결과의 원인으로 대한상의 SGI는 중국 특수가 없어진 것을 들었다. 보고서는 “국내 주력 제조업은 과거 중국 특수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지만,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와 중국이 부품·소재를 국산화하면서 어려움이 가중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더해 “중국 특수가 사라진 상황에서 국내 노동시장의 경직성으로 인해 제조업 분야의 인력 재조정이 어려워 노동생산성이 저하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중국 특수가 사라지며 수출 기업의 매출은 둔화됐는데 경직된 국내 노동시장 특성상 인력 구조조정이 쉽지 않아 노동생산성은 떨어졌다는 것이다.

또한 대한상의는 국내 주력 산업이 성숙기에 진입했다는 점 역시 원인으로 꼽았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10대 주력은 20년 전과 거의 변화가 없다”며 “주력 수출 품목을 생산하는 업종들은 산업 사이클상 이미 성숙기에 진입해 있어 투자를 늘리더라도 얻을 수 있는 생산성 향상 폭은 제한적이다”고 했다.

한계수출기업의 증가도 원인으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국내외 경기 둔화, 대출금리 상승, 원자재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국내 수출기업 중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조차 갚기 어려운 한계기업이 계속 늘어났다”고 했다.

대한상의 분석에 따르면, 실제 수출기업 중 한계기업에 해당하는 비중은 2010년 5.5%에서 2022년 18%까지 늘었다. 전체 제조기업의 한계기업 비중 10.9%(2022년)를 크게 상회한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한상의는 “국내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완화해 유연한 인력 운용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성장잠재력이 높은 동남아, 인도, 남미 등 중국을 대체할 수출 시장 발굴하고 판로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