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Software Defined Vehicle)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25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차종에 무선(OTA·Over-the-Air)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기본 적용하고 소프트웨어 구독 같은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차량 개발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해, 차량 개발 체계의 유연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정의선 회장은 올 신년사에서 “경쟁자들을 따라잡고 경쟁하기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완전한 만족을 주는 것이 최고의 전략과 전술”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선제적인 변화로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로보틱스 기술로 모든 사물이 자유롭게 스스로 움직이는 MoT(Mobility of Things) 생태계를 상상해 표현한 가상도. 현대차그룹은 내년까지 세계시장에서 판매되는 전 차종에 무선 업데이트 기능을 장착해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으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제공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 설립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2년 8월, 자동차 개발 체계를 SDV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하기 위해 2022년 인수한 포티투닷에 ‘글로벌 소프트웨어 센터’ 역할을 맡겼다. 이곳은 미래 모빌리티와 물류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한 모빌리티용 디바이스와 설루션을 비밀리에 개발하고 있다. 이 디바이스를 스마트폰 생태계와 연결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또 향후 모빌리티 디바이스의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Software Development Kit)를 공개해 다양한 응용 앱이 나올 수 있는 생태계도 조성할 예정이다. 방대한 데이터와 AI(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의 의도를 파악하고 명령의 맥락을 이해하는 모빌리티 디바이스를 개발한다는 목표다.

또 모빌리티 디바이스들이 하나의 도시 운영 체계 아래에서 서로 연결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자율 주행이 가능한 모빌리티 생태계를 만들 예정이다. 또 고객이 하나의 계정으로 자동차뿐 아니라 AAM(미래 항공 모밀리티), PBV(목적 맞춤형 차량), 로보 택시, 로봇 등 현대차그룹에서 개발 중인 다양한 디바이스에 연결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한다. 새로운 차원의 이동 경험, 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겠다는 의지다.

◇2025년 2000만대가 커넥티드카

현대차그룹은 SDV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전 세계 현대차·기아 커넥티드카 서비스에 가입한 차량이 2022년 말 1000만대에서 2025년 200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많은 커넥티드카에서 생성하는 빅데이터를 통해 기존에 없던 기능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구현하고,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마다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해 차량 생애 주기 전반에서 생성되는 다양한 데이터를 서로 연결·가공해 혁신 서비스를 창출하는 한편 물류·쇼핑·레저·숙박 등 다양한 이종 산업과도 제휴할 계획이다.

소프트웨어 중심의 개발 체제로의 전환은 부품·모듈 공용화, 설계 효율화, 다양한 서비스 출시로 이어져 수익성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상품성 강화, 신사업 발굴에 나서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