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 기업 3곳 중 1곳은 올해 상반기 투자를 연초에 계획한 것보다 줄이거나 미룬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유가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이 연초 대비 급등하면서 생산비 부담이 늘어난 것이 이유로 꼽혔다.
9일 대한상의가 전국 제조 기업 2230사의 투자 동향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 중 61.1%는 ‘연초 계획대로 상반기 투자를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34.2%는 ‘계획보다 축소·연기”라고 답했다. 계획보다 확대한 업체는 4.7%에 그쳤다.
상반기 투자를 축소·연기한 기업들은 ‘원자재 가격 등 생산 비용 증가’(31.2%)를 주된 이유로 꼽았다. 국제 유가는 지난달 초 배럴당 90.74달러(두바이유 기준)로 연초 대비 19% 올랐다. 구리(15%)·아연(7%)·니켈(14%) 등 주요 수입 원자재 가격도 올 들어 크게 올랐다. 1300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고환율도 원자재 등 수입 가격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업들은 또 ‘수요·판매 부진으로 신규 투자 필요성 저하’(25.9%), ‘고금리로 인한 자금 조달 부담’(21.1%) ‘경기 불확실성으로 투자 위험 상승’(14.2%) 때문에 투자를 미루고 있다고 했다.
업종별로 신재생에너지 발전소와 데이터센터용 수요가 높은 전기 장비(전선 등)와 이차전지 업종은 ‘계획대로 투자’ 또는 ‘투자 확대’라고 응답한 비율이 각각 89%와 88%로 높았다. 수출이 늘고 있는 의료 정밀(80%), 화장품(73%) 업종도 양호했다. 투자가 지연되고 있다는 응답이 가장 많은 업종은 중국산 밀어내기 피해를 보고 있는 비금속광물과 철강이었다. 김현수 대한상의 팀장은 “첨단 산업 보조금, 기회발전특구 지정, 임시투자세액공제 연장 등 투자를 촉진할 당근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