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박상훈

최근 10년 사이 우리나라 중학생(12~14세·통계청 기준) 남자와 여자의 평균 키가 각각 7.4㎝와 3.3㎝ 커졌다. 성장 속도도 빨라지면서 키가 급격하게 크다가 둔화하는 시점이 남자 14~15세, 여자 13~14세로 10년 전에 비해 약 2년 앞당겨졌다. 생활 습관이나 식생활이 달라져 우리나라 아동·청소년이 과거에 비해 더 많이, 더 빨리 크는 것이다. 다만, 허리부터 시작되는 상체 길이가 더 자라며 아동·청소년 중 이른바 ‘롱다리’는 줄었고, 비만은 늘었다.

그래픽=박상훈

2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국표원)은 지난해 만 7∼19세 아동·청소년 1118명(남자 571명·여자 547명)을 대상으로 한 ‘아동·청소년 대상 인체 치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3차원 스캐너를 활용해 키, 몸무게, 다리·팔 길이, 허리둘레 등 총 314항목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우리나라 아동·청소년들은 과거에 비해 키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아동·청소년(7~19세) 남성과 여성의 평균 키는 각각 163㎝와 154.7㎝였다. 이는 10년 전(2011~2013년)에 진행된 조사와 비교해 각각 3.8㎝와 2.3㎝, 20년 전(2004년)과 비교해선 각각 4.3㎝, 2.9㎝ 커진 수치다. 특히 중학생 때 남자 평균 키는 10년 새 7.4㎝, 여자 평균 키는 3.3㎝ 커져 다른 연령대보다 변화 폭이 컸다.

생활 습관의 변화, 소아비만 등으로 사춘기가 빨리 찾아오면서 성장 시기도 앞당겨졌다. 급격하게 키가 크다가 성장 속도가 느려지는 시점인 ‘성장 고점기’는 지난해 남자가 14~15세, 여자가 13~14세로, 10년 전에 비해 약 2년 앞당겨졌다. 남녀 모두 중학생 때 키가 자신의 최종 키에 근접한다는 뜻이다. 서병규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영양 상태가 좋아졌고, 영양 과잉 상태가 되는 경우도 많아져 사춘기가 빨라졌다”고 했다.

키는 컸지만, 허리 위의 상반신 길이가 상대적으로 더 자라며 다리는 짧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아동·청소년의 신장 중 허리 아래의 하반신의 비율은 남자가 평균 60.7%, 여자가 60.8%로, 10년 전에 비해 각각 2.7%, 2.1%줄었다. 비만도 소폭 늘었다. 비만도를 나타내는 지수인 체질량 지수(BMI)는 10년 전에 비해 남자는 0.7%, 여자는 0.2% 늘었고, 남자 고등학생 평균 BMI는 23.6%로 과체중(23~24.9%)을 기록했다. 국표원 관계자는 “우리나라 아동·청소년의 야외 활동이나 신체 활동이 적은 점이 하나의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