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이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수출이 반년 넘게 증가세를 이어간 가운데 증가율은 10%대 중반까지 치고 올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지난달 수출은 13.8% 늘어난 562억6000만달러(약 78조원), 수입은 5.4% 늘어난 547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무역수지(수출-수입)는 15억3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수출은 작년 10월 이후 7개월, 무역수지는 작년 6월 이후 11개월 연속 흑자다.
지난해 부진했던 반도체가 확실히 되살아난 모습을 보이며 역대 최대 월간 수출액을 기록한 자동차와 함께 수출을 이끌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달 56.1% 급증한 100억달러로 작년 11월부터 이어진 수출 증가세를 이어갔고, 자동차는 10.3% 늘어난 68억달러로 이전 기록이었던 작년 11월(65억달러) 실적을 넘어섰다.
지역별로도 대중 수출이 힘을 내면서 최대 기록을 잇달아 경신하는 미국과 쌍끌이를 했다. 지난해 12월 113억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110억달러 벽을 넘어섰던 대미 수출은 자동차에 더해 반도체까지 호조를 보이면서 지난달엔 24.3% 늘어난 114억달러를 찍었다. 대중 수출도 2개월 연속 증가하며 105억달러를 나타내 양국을 합친 수출액만 전체의 40%에 육박했다. 박성근 산업연구원 실장은 “예상했던 것보다 반도체 등 IT(정보기술) 제품 수요가 빨리 늘어나고 있고, 정체될 것이라 봤던 자동차 업황도 여전히 양호하다”며 “지난해 말 전망보다 흐름이 더 좋다”고 말했다.
◇13품목·7 지역 수출 늘어
지난달에는 15대 주력 수출품목 중 13품목 수출이 늘었고, 9대 주요 수출지역 중에서도 대부분인 7개 지역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자동차는 하이브리드자동차 등 친환경차와 고가인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작년 11월 수출 기록을 5개월 만에 넘어섰다. 특히 미국 제너럴모터스의 생산기지 역할을 하는 GM한국사업장의 수출액 증가도 전체 자동차 수출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추산됐다.
반도체는 56.1% 급증하며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특히 AI(인공지능) 확산에 따른 대미 반도체 수출 증가세가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미국은 중국·홍콩·베트남·대만에 이어 우리 반도체의 5위 수출시장이었지만, 지난 3월에는 대만을 제치고 4위에 올랐다. 홍콩 수출 물량이 상당수 중국으로 향하는 것을 감안하면 미국이 3대 반도체 수출 시장으로 올라선 것이다. 조익노 산업부 무역정책관은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D램 모듈 수출이 최근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올 들어 3월까지 대미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8.3% 늘어난 21억달러(약 2조9000억원)에 달했다.
반도체를 비롯해 지난 3월 2년 만에 나란히 플러스를 기록한 IT 4총사는 4월에도 호조를 보였다. 디스플레이(16.3%)와 무선통신(11.4%)이 두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낸 가운데 서버 등에 들어가는 SSD(대용량 저장장치)를 중심으로 컴퓨터 수출도 76.2%가 늘었다.
국내 기업들이 미국 등 해외에 생산기지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설비 수출이 늘어나는 일반기계는 1.5% 늘어나며 수출액이 4월 기준 역대 최대인 47억달러를 기록했고, 올 1분기 3년 만에 중국을 제치고 수주 1위를 차지한 선박은 수출이 5.6% 증가하며 9개월 연속 플러스를 이어갔다. 바이오헬스(21.3%), 석유제품(19%) 등도 20% 안팎 증가세가 뚜렷했다.
주요 9대 수출 시장 가운데에선 미국·중국·중남미 등 7개 지역 수출이 늘었다. 미국이 4개월 만에 최대 기록을 경신했고, 대중 수출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회복세가 나타나면서 2개월 연속 105억달러를 찍었다. 이밖에 중남미(38.2%)로의 수출은 올 들어 4개월 연속 증가했으며, 아세안(10.5%), 일본(18.4%), 인도(18%) 등도 두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다.
◇대미 수출, 3개월 연속 대중 수출 웃돌아
한편 2003년 이후 20년 동안 중국이 차지해온 최대 수출 시장의 자리에는 미국이 석 달 연속 이름을 올렸다. 중국은 2003년 7월부터 우리 최대 수출 상대국을 20년 동안 놓치지 않았지만, 지난해 12월 미국에 4억달러 뒤졌고, 올 들어선 2월부터 3개월 연속 밀리고 있다. 차이도 2월 2억달러에서 3월엔 4억달러, 이달에는 114억달러와 105억달러로 9억달러까지 벌어졌다.
미국 시장에선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일반기계에 더해 반도체까지 수출 품목이 확대되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철강·석유화학 등 기존 수출 주력 품목들의 경쟁력이 약화하면서 시장을 잃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중국 시장에서 반도체는 살아나고 있지만 다른 품목들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상반기 내내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대중 수출이 대미 수출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