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이 지난 25일 한화생명 본사인 서울 여의도 63빌딩을 방문했다고 26일 밝혔다. 김 회장은 63빌딩에서 직원들이 많이 찾는 사내카페와 도서관을 방문해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사내카페의 청각장애 바리스타 직원들과 사진도 찍었다고 한다. 한화생명의 e스포츠 게임단인 HLE 선수단을 만난 자리에서 “e스포츠를 통해 1030세대에게 ‘한화’라는 이름을 널리 알려줘서 고맙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화 김승연 회장(가운데)이 25일 한화생명 본사인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사내카페에서 일하는 청각 장애 바리스타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한화그룹

김 회장은 임직원과 함께한 자리에서 “금융업에서 혁신의 길은 더욱 어렵다. 하지만 해외에서도 베트남 생보사를 시작으로 이제는 인도네시아 손보, 증권업까지 사업영역 확장을 추진 중”이라며 “이러한 성과는 한계와 경계를 뛰어넘는 ‘그레이트 챌린저(Great Challenger)’로서의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차원이 다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스스로 혁신하는 ‘그레이트 챌린저’가 돼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한화 안팎에선 김 회장이 현장 경영을 본격화하며 사업개편을 주도하는 한편 세 아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회장은 지난달 29일 대전에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R&D(연구개발) 센터를 찾으며 5년 4개월 만의 사업장 방문을 재개했다. 같은 날 대전 야구장을 찾아 류현진의 홈 개막전을 지켜보기도 했다. 이날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함께 했다. 지난 5일에는 한화로보틱스 판교 본사를 찾아 로봇 기술 현황을 점검했다. 김 회장의 삼남 김동선 한화로보틱스 전략총괄 부사장이 참석했다.

앞서 장남과 삼남이 이끄는 사업장을 찾았던 김 회장이 이번에 한화생명을 찾았을 때는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사장)가 함께 했다. 김 CGO는 한화생명의 글로벌 금융사업을 이끌고 있다.

김 회장의 세 아들은 방산·우주·화학, 금융, 유통·호텔·로봇 등으로 영역이 명확하게 나눠져있다. 재계 관계자는 “김 회장이 세 아들이 이끄는 사업장을 한 차례씩 방문하면서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자신의 건재함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며 “김 회장이 주요 사업장을 돌면서 사업구조의 큰 그림을 그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화 김승연 회장이 25일 한화생명 본사인 서울 여의도 63빌딩 방문을 마치고 떠날 때 200여명의 직원들이 박수를 치며 응원했다. 김 회장은 직원들과 사진을 찍기도 했다. /한화그룹